중국, 야오밍 방북으로 로드먼 효과 노렸지만 효과는 '글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과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스포츠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각) 자 분석기사에서 중국이 북한 노동당 창당 73주년(10월 10일)에 맞춰 북한에 보낸 대표단에 ‘농구영웅’ 야오밍을 참석시킨 것은 미국의 전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비슷한 외교적 성과를 노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데니스 로드먼의 싱가포르 입국에 외신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매체는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북중 간 관계는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지지로 인해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미국과의 대화가 진전을 보이는 와중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수 차례 방문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기대감도 높아지는 등 양국 간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다. 이날 중국은 러시아, 북한과 공동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완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WP는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대표단 방북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대표단 방북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눈에 띄는 행보였으며, 북한의 ‘농구 외교’ 패턴에도 잘 들어맞는다며 대표단 방북 성과를 강조했다.
루 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은 “야오밍은 북한 국민들 사이에 스타”라면서 로드먼의 방북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AP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친선 농구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중국이 기대하는 외교적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WP도 지난 2013년 로드먼의 방북으로 거둔 뜻밖의 외교적 성과를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로드먼은 자신의 열혈 팬인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그를 ‘평생 친구’라고 부르는 등 친밀함을 과시했다. 이후 로드먼은 북한을 네 차례 더 방문했고, 가장 최근에는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던 작년 6월 방북해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특사 역할을 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매체는 최근 대북 정책에서 스포츠 외교가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는 비단 농구에 그치지 않으며 한미 간 긴장 완화도 북한이 지난 2월 한국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