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때 세입자 있으면 첫 계약으로 인정
집주인 임의로 임대료 상향 차단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시 세입자가 있는 경우 첫 계약으로 인정하고 다음 계약부터 임대료를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지금은 등록 후 새로 맺는 계약은 '5% 상한' 적용을 받지 않아 집주인이 임대료를 대폭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중랑을)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등록 시점에 기존 임대차계약이 있는 경우 이를 최초 임대료로 보고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할 경우 바로 임대료 5% 상한 기준을 적용받도록 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전경 [사진=김학선 기자] |
현행법은 민간임대주택의 최초 임대료를 임대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세입자가 있을 때 집주인이 주택임대사업자에 등록할 경우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와의 계약은 첫 계약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와의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이나 새 세입자와 계약을 맺을 때를 첫 계약으로 삼고 이 계약이 끝나고 나서 임대료 5% 상한 적용을 받는다.
이 때문에 집주인이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와의 계약이 끝난 후 임대료를 대폭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정안은 또 민간임대주택의 임의 양도와 임대료 증액기준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를 현행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려 규제 실효성을 강화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연간 임대료 5% 상한 준수를 전제로 양도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재산세 및 취득세 감면을 비롯한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정부가 주택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부여해 사실상 전월세상한제 도입으로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있다.
박홍근 의원은 "민간임대주택 등록이 120만채를 넘어가면서 많은 혜택이 부여되고 있지만 일부 세입자들은 재계약을 하는 경우 연 5% 상승 제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며 "법안이 통과된다면 민간임대주택 등록제의 본래 목적처럼 전월세 시장의 안정과 세입자 보호가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