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임종헌 구속영장 청구…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법조계 "압수수색 영장도 기각됐는데…구속 쉽지 않을 듯"
임종헌 구속되면 차한성·박병대·고영한에 양승태까지 본격 수사 명분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사법농단' 의혹의 중간 책임자로 지목된 임종헌(59·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검찰 수사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법조계는 임 전 차장 구속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에서 검찰의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이 약 90% 기각한 점을 미뤄,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과 동시에 정치권 등 특별재판부 도입 공세를 높이는 탓에 임 전 차장의 혐의가 입증된다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네 차례에 걸친 소환조사 끝에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날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적용했다.
임 전 차장이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에 개입하는 대가로 청와대로부터 법관해외파견을 얻어냈다는 판단이다. 당시 대법원 현안이던 '상고법원' 도입을 수월하게 추진하기 위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관련 행정소송 등에 개입하고 박근혜 청와대에 각종 재판 관련 정보를 불법적으로 건넸다고도 봤다.
이 가운데서도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심사)에서는 직권남용 혐의 입증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10.15 leehs@newspim.com |
법조계 일각에선 임 전 차장의 구속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법원이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200건 가까이 반려한 상황에서 이보다 발부 요건이 까다로운 구속영장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원이 임종헌 전 차장의 압수수색영장 청구 단계에서부터 몇 차례 기각 결정을 내렸던 만큼 구속영장을 발부할 가능성도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법원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잇따라 무죄 판결을 내린 사례에 비춰보면 임 전 차장에 대한 범죄 혐의 입증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사법농단 수사를 막고 있어 이번 의혹에 대한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제시되는 분위기에서 법원도 막무가내로 영장 기각을 결정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검찰이 그동안 수사를 통해 핵심 증거를 제출했을 경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봤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은 보다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명분을 얻게 된다. 임 전 차장 재직 시절 법원행정처장인 차성한·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이어 이번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까지 검찰 수사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구속영장이 불발되면 이미 4개월째 이어지는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답보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법원의 미흡한 자료 제출로 사실상 절대적으로 수사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윗선으로 수사 확대를 위한 수사 돌파구를 마련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여부를 가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심사)은 이르면 26일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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