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의원, 연구과제중심 'PBS 폐지' 강력 촉구
“출연연구기관, 소형과제 늘고 참여연구자는 줄고”
“법상 5개 상한인데, 최대 15개 연구과제 수행”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말 그대로 정부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출연기관입니까, 아니면 정부수탁 사업 수행기관입니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상민(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을) 의원은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감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출연연에 대해 정부과제 수탁사업으로 출연연 예산의 상당 부분을 충당토록 하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폐지를 강력 촉구했다.
PBS는 출연연에 대해 공공 연구개발(R&D) 주제에 적극 참여하게 하고 연구자 사이의 경쟁을 유도해 R&D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로 1996년부터 시행됐다. 이후 출연연은 연구 및 운영 예산의 상당 부분을 PBS를 통한 정부과제 수탁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 의원은 출연연 관리기구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 분석결과, 지난 2017년 출연연 연구원 한명이 최대 15개 과제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국가연구개발공동관리규정 제32조는 연구자가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제는 최대 5개 이내로 하도록 하고 있다.
2017년도 출연연별 연구자1인당 평균 및 최대 연구과제 수행 현황 2018.10.26. [자료=이상민 의원실] |
이 의원은 “(일부이긴 하지만) 한해 연구자가 최대 15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는 것은 연구개발에 전념하기보다 연구과제 수주에 전념했다고 밖에 볼 수 없으며 이는 PBS 제도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배포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출연연은 개인이나 민간에서 하기 힘든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연구기관으로, 공동연구 참여자가 많은 대형연구를 위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17년 25개 출연연이 수행한 연구사업은 총 7658건으로 한 연구기관 당 306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반면 공동연구에 참여한 연구자 수는 한 과제당 약 10명에 불과했다.
또한 출연연 예산구조를 보면 △출연금은 약 1조8800억 원으로 비중은 38.4% △정부수탁예산은 2조2009억 원으로 비중은 46.8% △민간수탁 예산은 3300억 원으로 비중은 약 6.6%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출연연의 정부수탁 예산이 출연금 사업보다 1조1000억 원이 많아 연구개발에 있어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상민(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을) 의원 [사진=이상민 의원실] |
이 의원은 “출연연은 PBS로 인해 연구자가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과제를 수주하는 현상이 가속화해 연구환경이 황폐화하고 있다”며 “결국 출연연의 연구과제는 소형화하고 공동연구 참여자는 축소한 결과로 나타났고, 이 또한 PBS제도의 폐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실이 지난 15∼18일 출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 함께 출연연 연구직 595명을 대상으로 PBS제도 존치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폐지 찬성'이 539명(90.59%)으로 조사됐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출연연 의견을 수렴한 결과 PBS 폐지와 존치 의견이 비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내용과 매우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