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물가상승 등 스태그플레이션 아냐"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폐지하거나 급격히 축소하면 국민 부담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김동연 부총리는 5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과표 양성화를 위해 도입했는데 일몰도 검토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급속한 공제 축소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연말정산을 할 때 신용카드 사용액 중 총급여의 25% 초과할 경우 초과금액의 15~40%를 과세 대상 소득에서 빼주는 제도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로 정부가 지출한 조세지출은 1조8537억원이다. 올해는 2조400억원에 달한다는 게 기재부 예측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형권 1차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1.05 yooksa@newspim.com |
당초 계획대로라면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올해 종료된다. 다만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2018년 세법 개정안'에서 이 제도를 내년 12월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9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는 내년 여름까지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 또는 재연장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
김동연 부총리 등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로서는 완전 폐지보다는 단계 축소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 또한 이날 기재위에 참석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도입 취지가 과표 양성화였는데 이제 그 목표를 달성해서 축소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의견도 많다"며 "이것을 축소하면 근로소득자가 증세로 인식한다든지 자영업자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일거에 하기보다는 논의를 하고 여론을 보며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아울러 이날 한국경제가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진행 상황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를 기록했다. 그동안 1%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는데 1년1개월 만에 2%대를 찍은 것.
김동연 부총리는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던 시기는 1970년대 1차 오일쇼크와 1980년 2차 오일쇼크로 보는 게 컨센서스"라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도 아닌데 지금을 경기침체로 보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연 부총리는 "물가상승률도 이달 2%를 넘겼지만 연간 1.6∼1.7% 정도로 보고 있다"며 "지금을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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