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뿐 아니라 신흥국 주식도 매력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달 급락했던 주식시장에 투자자들이 ‘유턴’하는 모습이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뉴욕증시는 물론이고 신흥국까지 주식 비중을 늘리고 나선 것. 크고 작은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과 함께 단기 급락에 따른 매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달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주요국 증시 급락으로 인해 증발한 시가총액은 4조5000억달러.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월가의 자산운용사들이 주식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한편 애널리스트 사이에 비중 확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UBS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미국과 신흥국의 주식 비중을 확대, 연말을 앞두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강한 종목을 중심으로 ‘사자’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BMO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운용 부문인 QMA 등 큰손들이 일제히 주식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내년 기업 수익성이 건재할 것이라는 기대와 지난달 폭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자금을 유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데 따라 추가 세금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업 실적에 대해 낙관하는 모습이다.
UBS는 투자 보고서에서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 없지 않지만 지난달 매도가 과격했다”며 “내년 기업 실적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치로 판단하더라도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향후 12개월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16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17배에서 하락한 수치다.
이와 별도로 UBS가 집계한 미국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4.6%로, 장기 평균치인 3.2%를 상당폭 웃도는 상황이다.
상황은 신흥국도 마찬가지. 이머징마켓의 주가 밸류에이션은 11배로, 30년 평균치인 13배를 상당폭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밸류에이션이 최근 12배까지 하락, 장기 평균치인 16배와 커다란 거리를 보이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주가 변동성이 당분간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중간선거 이후 정책 불확실성까지 잠재된 악재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의지와 정책 실수에 대한 불안감 역시 주가 방향을 틀어 놓을 수 있는 리스크에 해당한다.
이달 들어 주식 매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는 월가 IB들이 여전히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