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의 금품을 노리고 납치를 공모한 30대가 징역 6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15일 강도상해 및 사기, 유사수신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박모(38)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핌DB]

박 씨는 2017년 자신의 여자친구 유모(31) 씨에게 동생의 남자친구 A씨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50억원 상당의 현금을 집에 보관 중이라는 말을 듣고 A씨를 납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이라 A씨가 이를 신고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박 씨는 자신의 사촌동생인 황모 씨가 소개한 전모 씨와 김모 씨, 안모 씨 등 6명과 공모해 A씨를 서울 강남구의 골프연습장에서 납치한 뒤 금고에 든 50억을 나눠 갖기로 했다.

박 씨를 제외한 일당 3명은 A씨를 전기충격기로 공격해 시계와 지갑 등 7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나려다 현장에서 검거됐다.

박 씨는 자신이 범행 현장에도 없었고 범행을 공모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박 씨를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해 징역 4년 6월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체 범행을 계획하고 배후에 숨어 이를 보고받고 지시했으면서도, 자신의 가담 정황은 드러나지 않도록 면식이 없는 공범을 단계적으로 모집하거나 범행 전후의 알리바이까지 작출하는 등 그 범행수법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여기에 박 씨가 이모 씨와 함께 카지노 바카라 승률 예측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유사수신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한편 유 씨 자매는 박 씨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으나, 검찰이 미심쩍은 점을 발견하고 다시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유 씨 자매는 A씨의 50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 자매는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월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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