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임원 대거 발탁, 외부영입 등으로 미래 위한 체질 개선
로봇, 전장 등 신규 사업 위한 조직개편도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를 통해 본격적인 미래 준비에 나섰다. 정기인사 이전에 주요 계열사 CEO 인사를 한 만큼, 이번에 CEO가 변동은 많지 않았다. 다만 외부 영입과 조직개편, 신규 임원 대거 발탁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다.
구광모 ㈜LG 회장. [사진=LG그룹] |
LG그룹은 계열사별로 27일과 28일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이번 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인 상무를 대거 발탁했다. 2004년 GS 등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고 규모의 상무 승진자가 나왔다. 전무 이상 승진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LG그룹측은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해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원 발탁과 승진은 철저하게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시됐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성과와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성장 잠재력 등이 승진의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고객가치 달성에 필요한 역량을 채우기 위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정기 인사 이전에 LG화학이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내년부터 LG화학을 맡아 신규 사업과 글로벌 사업 확장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인 ㈜LG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대표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했다. 홍 사장은 베인&컴퍼니에서 다양한 산업분야의 포트폴리오 전략, 성장 전략, 인수합병, 디지털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필요한 기업의 혁신 전략 등에 대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LG는 또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도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맞아들였다. 김 부사장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를 거쳐, 한국타이어 글로벌 구매부문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을 맡는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물이다. LG가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전개하고, 계열사간 자동차부품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지원역할을 하게 된다.
홍범식 신임 ㈜LG 경영전략팀장 사장(왼쪽)과 김형남 ㈜LG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 [사진=LG] |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를 VS사업본부 전무로 영입했다. 은 전무는 17년간 보쉬 독일 본사 및 한국, 일본 지사에서 기술 영업마케팅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밖에 LG경제연구원은 박진원 SBS 논설위원을 ICT 산업정책 연구담당 전무로, ㈜LG는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뽑았다.
한편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전체 승진자의 60%가 이공계일만큼 기술 인력을 중용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LG전자가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태스크를 신설하는 등 미래 산업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는 LG가 그룹차원에서 육성하고 중요시하고 있는 신성장동력이다. LG전자 등을 통해 다양한 로봇 업체에 대한 인수 및 투자를 진행했고,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독일의 ZKW도 인수했다.
이와 함께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여성 임원이 29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4명에서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 권영수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자리 교체,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영입 등 굵직한 포인트 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인사는 신규 임원 발탁에 초점이 맞춰진 듯 싶다"며 "기존 사업에서는 안정을 꾀하고, 새로운 사업에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인사"라고 평가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