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인력 적은 소규모 공사장 표적 가능성 높아
경찰 "고가 자재 별도 보관하거나 경비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현재 마무리 공사로 안전과 도난사고 예방을 위해 세대출입은 정해진 시간에만 가능합니다.”
지난 11월 25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에는 출입 통제 안내문이 붙었다. 관리인 A씨는 “공사현장 도난 사건이 어디 한 두 번이냐”며 “해가 떨어지는 오후 5시 반쯤이면 출입자 관리가 쉽지 않아 건물 현관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시공사 직원 B씨는 “며칠 전에 구루마 하나가 없어지긴 했는데 피해액이 크지 않아 그냥 넘어갔다”며 “공사 현장에서는 왕왕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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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zunii@newspim.com 2018.12.03 [사진=김준희 기자] |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신축 공사장에는 크고 작은 도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전기 드릴, 난방용 파이프 등 값 비싼 공사 자재뿐 아니라 CCTV 사각지대에 놓인 개인 물품도 좀도둑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관리 인력이 있는 대규모 공사현장보다는 출입이 용이한 소규모 공사장에서 다양한 절도 범죄가 발생한다.
최근 상습 절도범 김모(42)씨는 공사장을 표적으로 삼고 범행을 저지르다 공구와 금품 등을 훔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 8월 23일 오후 3시쯤 서울 은평구 소재 주택 신축 공사 현장에 침입, 금속 절단기 2개와 원형톱 1개를 훔쳤다. 이튿날인 24일에도 같은 공사장에 들어가 전동드릴과 망치, 스패너 등이 들어있는 연장 가방과 톱 등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후에도 공사 현장을 찾아 현장 관계자의 가방에서 카드와 현금을 훔치는 등 상습적인 절도 행각을 벌이다 덜미가 잡혔다. 서울서부지법은 절도 및 주거침입, 여신전문금융법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22일 김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지난 7월 대구에서는 공사 현장 사무실에 침입해 수백만원 상당의 공구를 훔친 C(51)씨 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약 두 달 동안 대구 지역 공사 현장을 돌며 9차례에 걸쳐 884만원 상당의 공구를 훔쳐 되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가 조금 어려워진다 싶으면 공사장 절도 신고도 덩달아 느는 경향이 있다”며 “건축 자재를 널브러트리면 범행의 빌미가 될 수 있으니 고가의 자재들은 보안 장치가 달린 별도의 공간에 보관하거나 경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