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또다시 급락했다. 기대보다 덜 온건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주식시장 참가자들을 놀라게 하며 원유시장 투자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산 유가는 17개월간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유 채굴 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29달러(4.8%) 급락한 45.8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은 2.89달러(5.1%) 내린 54.3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주식시장을 따라 약세 흐름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전날 연준이 예상보다 강경한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며 주식을 매도했고 같은 분위기는 원유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유가 약세 요인이 여전히 우세하다고 입을 모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이 감산에 합의했지만 전 세계 과잉 공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며 약해지는 수요와 미국의 증산도 이를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전날 숏커버링 수요가 있었지만, WTI 기준 배럴당 48달러 선이 뚫린 이상 지난해 저점인 42달러까지 가격 하락 폭을 열어놔야 한다고 설명한다.
PVM오일의 스티븐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유가는 시장 참가자들이 주식시장의 혼란에서 힌트를 얻으면서 다시 매도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그룹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유가의 강세를 지지하던 이야기 중 일부가 사라졌다”면서 “미국의 생산은 예상보다 많고 여유 설비에 대한 우려는 실현되지 않았으며 OPEC+의 감산도 1월까지 시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또 “연준이 촉발한 주식시장의 조정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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