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자신의 블로그에 김정은 방중 평가
“시 주석, 金 ‘선 신뢰구축, 후 비핵화’ 협상안 지지”
“북중 관계 회복…中, 北에 무상 경제원조도 약속”
“북미회담서 ‘빅딜’ 힘들어…北, 핵보유국 자처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訪中)을 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북미 협상을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으로 몰고 가려는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인 ‘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 올린 글에서 “이번 방중에서 시진핑 주석은 ‘선(先) 신뢰구축, 후(後) 비핵화’라는 김정은의 (비핵화 협상)안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태영호 전 공사 블로그] |
태 전 공사는 북한 노동당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의 최근 보도를 언급하며 ‘북중 사이의 순치관계(서로 없어선 안 될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노동신문은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조선반도 정세 관리와 비핵화 협상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정해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며 “‘공동연구조종’이라는 단어는 처음 나오는 표현으로 향후 진행될 미북, 남북협상에서 ‘한미공조’에 대한 대응으로 이 ‘공동연구조종’을 내세우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노동신문을 보면 김정은이 시진핑에게 ‘조미관계 개선과 비핵화 협상과정에 조성된 난관과 우려, 해결 전망’을 통보하니 시진핑이 김정은의 말에 대해 ‘응당한 요구로 마땅히 해결돼야 하고 중국이 북한에 대해 믿음직한 후방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진핑이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해나가겠다’는 김정은의 (비핵화)안을 지지하고 미국이 ‘핵시설 목록을 먼저 내놓으라’고 하는 것에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김정은은 시진핑의 ‘믿음직한 후방’이라는 표현을 전체 주민들에게 전격 공개했는데 이는 주민들에게 ‘대북제재는 계속 되지만 중국으로부터 올해 무상경제원조는 그대로 들어오니 신심을 잃지 말고 신년사 관철에 본격적으로 나서라’고 하면서 내부결속을 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시진핑으로서는 무상경제원조를 주면서 김정은을 다시 중국이라는 말뚝에 박아놓은 것이며 이로써 결박과 보상에 기초한 (북중 사이의) 순치동맹관계가 다시 회복됐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또 “시진핑은 김정은을 안심시키면서 올해 무상경제원조를 약속대로 주겠으니 (신년사에서 언급한 대로) 한반도 정세를 다시 극단적인 상황으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김정은은 이번 방중으로 북중 밀착이 더욱 강화된 상황에서 핵 군축, 핵보유국 인정 등으로 협상을 끌고 가려고 하는 한편 향후 북미·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도 비핵화 관련 ‘빅딜’이 아닌 ‘미니딜’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4차 북중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