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정책자와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이른바 양적완화(QE) 시행을 요구하는 주장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금융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Fed)가 동원했던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 전략을 동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 |
이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도 지난해 성장률이 약 3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실물경기가 모멘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22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중국 재무부를 중심으로 정책자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미국식 QE 시행을 주장하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이 국채 매입을 통한 통화정책 운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의견은 중국 재무부의 궈 팡밍 정책위원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경계를 완화하는 형태의 부양책을 제안한 뒤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에버브라이트 증권의 수 궈 이코노미스트는 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책자들과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을 통한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며 “궁극적으로 소위 ‘헬리콥터 벤’이 시행했던 미국 연준의 머니 프린팅과 흡사한 부양책”이라고 설명했다.
헬리콥터 벤은 지난 버냉키 연준 전 의장이 2002년 정책위원으로 일했던 당시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 경기를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 붙은 그의 별칭이다.
중국 정부가 국채를 신규 발행하고, 인민은행이 이를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마비 증세를 보이는 은행권 기업 대출이 살아나는 한편 실물경기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는 중국의 중앙은행법 상 금지돼 있고, 때문에 중국 지도부가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만, 최근 상황은 기존의 부양책이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하는 데 대한 정책자들의 절박함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6.6%를 기록해 199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에 따른 파장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제조업과 고용시장에 한파가 거세고, 눈덩이로 불어난 부채로 인한 충격도 성장 발목을 붙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소매 판매는 8.2% 증가해 1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가계 부채는 GDO의 53.2%를 기록, 5년 전 36%에서 가파르게 치솟은 상황.
지난 6년간 중국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10% 늘어난 데 반해 부채가 20% 급증했고, 이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의 부양책에도 실물경기가 후퇴하는 것은 국내외 구조적인 걸림돌과 깊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식 QE를 도입하더라도 유동성이 은행권을 거쳐 민간 기업으로 공급, 실물경기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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