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베네수엘라 제재 검토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영국과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 다수가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선거 계획을 마련하라는 유럽 국가들의 욕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웨덴, 덴마크는 이날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베네수엘라 국민은 충분히 고통받았다”면서 “국제 기준에 맞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이어 “불법적이고 악랄한 정치인 마두로 정권의 압박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며 “불법 정권 밑에서 평범한 베네수엘라인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자들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헌트 장관은 대화의 여지가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베네수엘라 야당 대표이자 자칭 임시대통령 후안 과이도[사진=로이터 뉴스핌]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기자들을 만나 “오늘까지 마두로 정권이 선거 개최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스페인 정부는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함을 밝힌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것은 7개 유럽 국가들은 전날까지 마두로 정부에 선거 실시 계획을 마련하라는 통첩을 보냈지만, 마두로 정부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 역시 프랑스의 인터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과이도 의장이 대선을 계획할 자격과 적법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앞서 유럽 국가들이 함께 움직여 마두로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정부들이 이것을 모두 멈추기를 원한다면 그들은 마두로가 외교·정치적 압박을 완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를 향해 과이도 의장은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15년이 넘게 25만 명의 국민이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우리나라는 범죄의 급증으로 피바다가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국가들도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유럽이 제재를 통해 마두로 정권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제재를 포함해 베네수엘라에 평화와 민주주의를 가져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