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개장 등 관광지로서 다채로운 매력 발산
고궁 파생 상품으로 연간 매출 15억위안 기록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600여년 유서 깊은 역사를 지닌 명·청대 황궁인 베이징 고궁(故宫,자금성). 최근 고궁은 풍부한 무형자산을 바탕으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궁은 올해 원소절(元宵節)을 맞아 94년만에 야간 개장을 통해 관광지로서 매력을 발산하는 한편, 유서 깊은 IP(지식재산권) 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 사업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의 대표 문화유산 고궁의 최근 변화상을 살펴본다.
야간 개장한 자금성 풍경[사진=바이두] |
◆ 고궁 94년만에 야간 개장 통해 ‘속살’ 공개
명나라 영락제(永樂帝)가 건설한 자금성(紫禁城,고궁)은 명·청대 24명의 황제가 거주했던 곳으로, 1925년 고궁박물원(故宫博物院)이 설립된 후 일반 대중에게 개방됐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베이징 고궁(故宫)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황실 건축물이자 186만여개의 유물을 간직하고 있는 중국 최고의 문화유적지다.
베일에 감춰져 있던 비밀스러운 고궁이 올해 ‘원소절’(음력 1월15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94년만에 무료야간 개장 조치를 발표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지난 18일 인터넷 예약 개시 후 곧 바로 3000명 정원이 마감됐고, 몰려든 인터넷 유저들로 예약사이트는 다운됐다. 또 중국 온라인에서는 야간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1만위안에 달하는 암표 거래가 성행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고궁 박물관측은 원소절을 맞아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시범적으로 야간개장을 하고 정기적인 개방 여부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소절 야간 개장을 위해 고궁의 정문인 오문(午門), 태화문(太和門) 태화전(太和殿) 등 자금성 곳곳에 300여 개의 등불이 점등됐다. 입장객들은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웅장한 건축물은 물론 청명상하도, 천리강산도 등 중국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궁측의 관광객 ‘친화적인 관리방침’으로 입장료 수입도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고궁의 입장객 수는 1700만 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한해 입장료 수입만 8억위안(약 13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9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한 뒤 입장객 수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객 증가 추세는 자금성의 개방확대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 고궁측은 개방 면적을 지난 2012년 30%에서 2018년 80%로 단계적으로 확대, 많은 볼거리로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고궁의 ‘변신’, 수익사업 ‘굿즈’ 선풍적인 인기
고궁(故宮)은 방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원인 파생상품 사업의 연간 매출만 15억 위안(2017년 기준,약 24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중국 고궁의 상업화 바람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궁박물원은 지난 2008년 알리바바 오픈마켓 타오바오에 ‘고궁 타오바오(故宮淘寶)’를 개설,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고궁의 관리 주체인 고궁박물원은 180만점에 달하는 소장 유물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파생 상품을 개발해 온라인 몰을 통해 출시한 것.
이른바 ‘고궁표 굿즈’(Goods, 파생상품)는 립스틱,달력,핸드백, 포크 등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돼 현재 상품 종류만 1만여개를 넘어섰다. 현재 고궁 상품은 총 4개의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판매가 개시된 ‘구궁 립스틱’은 출시 직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며 곧바로 품절 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립스틱은 90만개 이상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고궁 립스틱 제품[사진=바이두] |
예능 프로그램을 활용한 마케팅 방식도 ‘고궁 굿즈’의 폭발적인 인기에 한몫 했다.
베이징위성TV(北京衛視)는 지난 2018년 고궁을 배경으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상신러구궁(上新了故宮)’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궁의 유서깊은 역사를 재조명하는 동시에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파생상품 제작 과정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