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바이오주 쓸어담아…대아티아이·아난티 등 경협주도 관심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북·미 정상회담 실망감에 남북경협주가 흔들리는 가운데 외국인이 코스닥 종목을 대거 매수, 관심을 모으고 있다. MSCI 중국 A주 확대 이슈에 코스피에서 이탈한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닥 시총 상위주를 중심으로 바이오업종을 많이 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4일 코스닥시장에서 총 168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27일 이후 3일 연속 매수세이며, 지난해 5월 31일 2324억원 순매수 이후 10개월 만의 최대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MSCI 인덱스 변경 관련해서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거래소 대형주는 매도하고, 한국 들어오는 자금을 코스닥으로 집행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나정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1월에 외국인 순매수 많이 들어왔고, 이제 어느정도 적정 주가수익배율(PER)에 도달했다"며 "코스닥은 작년부터 계속 빠졌는데, 그걸 맞춰주는 수준에서 들어오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목욜(28일)에 많이 빠졌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술적 반등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선 1250억원어치 팔아치무며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뭘 샀을까. 이날 외국인 매수 상위 20개 종목에선 바이오 기업들이 많이 포진했다.
바이오 업종 내에서 바이로메드가 107억원으로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규모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메디톡스(88억, 3위)와 휴젤(44억, 6위), 네이처셀(42억, 8위), 셀트리온제약(37억, 9위), 유틸렉스(36억, 10위) 순이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26% 오르며, 전체 업종 가운데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남북경협주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바이오주 등 다른 테마로 자금이 이동하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나 연구원은 "종목별 선별 매수일텐데, 트렌드에 따라 테마별로 가는 거라 보면 될 것 같다"며 "오늘 미세먼지, 오공 등 미세먼지 관련주들도 잘 갔다"고 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우려에 지난달 28일 급락세를 보였던 남북 경협주들도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꽤 이름을 올렸다. 대아티아이가 95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이날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2위, 아난티가 84억원으로 4위, 포스코엠텍이 49억원으로 5위, 아시아종묘가 24억원으로 14위, 좋은사람들이 23억원으로 18위를 기록했다.
나 연구원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이 잘 안 되면서 그에 대한 악재는 계속 작용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일단 지난달 28일 과도하게 빠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북·미 관계에 대한) 안도감이 들면서 조금씩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 팀장은 "오늘 하루만 보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MSCI 변경 때문에 트레이딩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코스닥을 매수한 것 같은데, 지속될지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