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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옥석’ 드러낸 2차 북미회담, 北 도발이란 ‘추한’ 결과 막아야”

기사입력 : 2019년03월05일 10:05

최종수정 : 2019년05월26일 15:18

브루킹스 연구소 "회담 결과 오판한 김정은이 도발하지 않게 전략 세워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베트남 하노이에서 비핵화 결실 없이 끝나버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보여준 가운데, 이번 결과를 오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험수위를 넘는 도발을 하는 ‘추한 꼴’을 드러내는 상황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브루킹스 연구소가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 간부를 지낸 박정현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 석좌는 4일(현지시각) ‘하노이 북미회담의 좋은 점과 나쁜 점, 그리고 추한 점’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이번 북미회담이 성공한 점과 실패한 점을 모두 갖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추한 결과를 도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석좌는 우선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요구한 제재 해제 부분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는 비견되지 않는 지나친 요구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절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과 북한의 기대치에서 존재했던 엄청난 간극을 미리 알았더라면 2차 회담 자체는 애초에 열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탑다운 방식’의 역효과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실패’라고 평가했다.

회담 결과를 초지일관 낙관하며 남북 경협을 추진하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번 회담 결렬은 실망스러운 결과였으며,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비용 문제를 거듭 지적하면서 문 대통령의 입장은 더 난감해졌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을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김 위원장과의 우호적 관계를 얼마나 유지하고 싶어 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김 위원장에게는 나쁜 행동을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든지 자신을 옹호해 줄 것이란 착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 석좌는 무엇보다 이번 회담이 조그만 양보도 도출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는 점은 김 위원장에게는 이익이라는 점이 ‘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회담 결렬로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제재 완화를 위해 역내 및 국제 사회 지도부와 더 많은 회담을 추구하는 한편 완전한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시간을 벌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서 김 위원장은 종전 선언이나 미국과의 연락사무소 개설 등 ‘평화’를 향한 조치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보다는 제재 해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박 석좌는 비핵화라는 더 민감한 사안에 대한 실무급 회담 상황을 무시한 채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베팅한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한 오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감안해 지난 2017년과 같은 긴장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행동이 끔찍한 결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계선을 자꾸 시험하려는 김 위원장의 입장은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으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그 위협을 오판해 도발을 지속한다면 예기치 않은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미국 국내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보고 김 위원장이 자신만만해한다면 도발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박 석좌는 앞으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수일, 또 수 주 안에 원칙에 입각한 기조와 동맹 관리로 이번 회담의 ‘긍정적’ 결과를 최대한 활용하고 ‘부정적’ 여파는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도발하는 ‘추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외교적 전략과 계획을 반드시 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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