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하는 수준에 미달하는 딜' 수용 대신 회담장 나간다고 말해
"北, 대량살상무기·탄도미사일 포기하면 밝은 경제적 미래 있을 것"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존 볼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대북제재 강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볼턴 보좌관이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국은 북한이 "핵 무기 프로그램과 그와 연관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들(북한)이 그것(비핵화)을 할 용의가 없다면, 그들은 자신들에게 부과된 참담한 경제제재의 완화를 얻어내지 못할 것이다"라며 "우리는 그러한 제재들을 강화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볼턴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약 일주일이 지난 뒤 나온 것이다.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대북 제재 완화 범위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며, 이에 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일찍 종료됐다.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백악관 밖에서 폭스뉴스 인터뷰 장소로 향하고 있다. 2019.03.05.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미달하는 딜' 수용하지 않는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폭스뉴스 라디오 프로그램인 '브라이언 킬미드 쇼'와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정확히 옳은 일을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북측에 말했듯, 탄도 미사일과 생화학무기뿐만 아니라 모든 핵 무기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만 한다면 엄청나게 밝은 경제적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좌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결정만 내려라. 당신의 국민을 안전하게 하고, 그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라'라고 말했지만 북측이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에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원했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작은 딜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매우 우호적인 방식으로 (회담장을)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회담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우리는 다시 돌아와서 추가적인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낙관하면서도 "나는 북한이 (미국의) 세 개의 행정부를 상대로 이용했던 각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볼턴 보좌관은 지난 30년간의 전통적인 대북 외교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거나 늦추는 데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지켜봤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전통적인 대북 외교 방식을 "완전히 뒤집었고, 다른 방식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중요한 것은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가지면서, 대통령이 북한에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걸어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트럼프 대통령)는 하노이에서 또다시 문을 열었다. 그들은 거기서도 걸어 들어오지 않았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문을 열어두었다"며 "그들(북한)은 밝은 경제적 미래를 누릴 수 있다. 단지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 미사일을 포기하기만 하면 된다"고 북한에 핵 무기 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