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빈 손으로 귀국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벼랑 끝 전술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이러한 우려가 더욱 심화됐다.
하지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서울발 보도로 북한 전문가들을 인용, 김 위원장이 붕괴 직전인 북한 경제로 인해 궁지에 몰려 제재 완화를 원하는 것 뿐이라며, 결국 회담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의 서해 미사일 발사장 위성 사진. [사진=38노스] |
NYT는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를 인용, “북한은 차기 북미정상회담에 대비해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것”이라며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거나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택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조만간 미사일 테스트를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NYT에 “하노이 핵담판 결렬은 김 위원장의 충격적 패배”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 앞서 김 위원장에게 강경 자세로 나가고 그를 코너로 모는 것이 재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트럼프와 김정은의 로맨스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대가로 거의 모든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을 통해 “트럼프는 김정은이 제재 완화를 얼마나 절실히 원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해석했다.
NYT는 대북전략 영문 웹사이트에 게재된 북한 전문가 하영선의 칼럼을 소개하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북한과 미국의 구상이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며 “북한은 경로를 수정하지 않을 경우 1990년대 33만명이 굶어죽었던 고난의 행군이 재현될 것이란 점을 확실히 깨달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엔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곡물 생산량이 2017년에 비해 9% 감소한 495만t으로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해, 북한 인구의 6.6%인 380만명이 식량 부족 상태에 놓여 있으며 1억2000만달러(약 1354억원)의 긴급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북한 식량위기의 주 원인을 대북제재로 지목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정권을 잡은 뒤 경제 회생에 주력하며, 시장 활동 허용 범위를 확대하고 관광지와 평양을 중심으로 건설붐을 일으켰다. 이와 동시에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2017년에 핵무기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완성됐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국제제재로 북한이 치러야 할 대가는 매우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뒤로 꾸준히 성장하던 북한 경제는 제재 영향으로 2017년 3.5% 위축됐고, 지난해에는 5% 역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대중 수출은 2억1000만달러(약 2372억원)로 88% 급감했다. 중국은 북한 대외 무역의 93% 이상을 차지한다. 이로써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는 30% 확대됐다.
이에 따라 북한은 경화 보유고가 고갈되고 있으며 시장과 당국 운영 상점을 채울 중국 수입품이 부족해 인플레이션 통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창리 발사대 복구 보도에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매우 실망할 것”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다. 문제는 결국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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