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대상 실험서 완치 가까운 효능 입증돼
현대바이오, 내달 기존치료제와 효능비교 실험
상반기 美 업체와 본임상용 시약 생산 계획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현대바이오 계열사 씨앤팜이 췌장암 치료용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씨앤팜은 20일 자사가 개발한 무고통 암치료 신약 '폴리탁셀(Polytaxel)'을 췌장암 동물에 투여한 결과, 체중 감소 등 부작용 없이 암 조직이 완전 사멸 수준까지 감소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씨앤팜이 임상전문기관 디티앤사노메딕스(Dt&SanoMedics), 유효성평가 전문기관 노터스(Knotus) 등과 공동으로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90일간 동물을 상대로 수행한 것이다.
특히, 씨앤팜은 이번 실험에서 암치료 물질을 최대무독성용량(NOAEL) 한도 이내로 투여하고도 암 조직이 거의 사멸되는 결과를 얻었다. 최대무독성용량이란 호중구 및 혈소판 감소, 체중 감소, 구토, 탈모 등 항암제의 독성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용량을 뜻한다.
대부분 항암제는 독성에 따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를 내기 위해 NOAEL 한도를 수십배나 초과하는 용량을 투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암치료 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청난 고통과 부작용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대표적인 췌장암 치료제로 꼽히는 아브락산의 경우 실제 암 환자에게 투여되는 용량이 NOAEL 한도의 40배를 넘는다"며 "이 정도 용량을 투여해야 암 치료 효능이 나타나기 때문인데, 환자들이 독성에 따른 각종 고통과 부작용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씨앤팜은 이번 실험에서 약물 투여량을 NOAEL 한도 최대치인 20mg로 했다"며 "NOAEL 한도 이내의 투여량으로도 췌장암 세포 사멸이 가능함이 확인됐다는 점은 국내외 의약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 것"이라고 했다.
씨앤팜은 지난해 6월 발표한 '무고통 항암제' 전임상 및 유효성 평가에서는 위암,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항암약물을 NOAEL 한도 이내인 10mg, 15mg씩 투여한 바 있다.
씨앤팜과 현대바이오는 이번 췌장암 효능실험에 이어 기존에 시판 중인 췌장암 치료제와 폴리탁셀의 효능을 비교하는 실험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임상허가 신청 절차(IND filing) 및 글로벌 임상을 위해 상반기 내에 미국에서 시약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씨앤팜의 췌장암 동물실험 결과는 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제부터 현대바이오는 췌장암 본임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