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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설설설(說)] 北, 美 대신 중·러와 '새로운 길' 택할까

기사입력 : 2019년03월24일 13:29

최종수정 : 2019년03월24일 17:56

北 김창선, 러시아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 준비
김정은 신년사 언급한 '새로운 길', 중·러 협력 강화
대화 불씨 남긴 북미…"트럼프, 김정은 좋아해"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한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협상과 미국과 공조하는 남북협상 대신 '새로운 길'로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을 선택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 떠오르고 있다.

다만 북미가 양 정상에 대한 비난은 피하고 인간적인 호감 피력은 계속하면서 아직 협상의 판을 깨는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 김정은, 성명으로 '새로운 길' 발표할까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4일 "한심한 것은 미국과 공조하여 평화체제 구축과 북남협력을 꿈꾸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라면서 "남조선이 미국과 공조해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원을 일방적으로 철수한데 이어 한미 공조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예고한 '새로운 길'을 곧 성명 형태로 발표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 부상은 지난 15일 "김정은 위원장이 곧 공식 성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인 강요를 지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새로운 길'에 대해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해 23일(현지시간) 방문을 마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

김 부장은 방러기간 동안 러시아 크렘린 궁 등과 접촉,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협의를 가졌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을 나서고 있는 김창선 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판 깨지 않은 北, '김정은 좋아한다'는 트럼프

그러나 북미간 대화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북한은 연락사무소에서 남측 인원이 잔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있다. 복귀 여지는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연락사무소에서 북측이 철수한 이후에도 남측 인원 25명이 남아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에도 여전히 2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다른 근무자들도 월요일에 개성으로 출경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을 향한 유화 메세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좋아하고 이런 (추가적 대규모)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북미 간 흐름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빠른 대응 보다는 물밑 접촉을 통해 대화 분위기를 중재해가겠다는 입장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위원장은 "양측이 어느 한쪽이 먼저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한국 외교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 "다시 우리가 한반도 운명의 가운데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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