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백종범 교수팀 연구
알코올의 수소 변환서 촉매로 활용
수소 생산·그래핀 합성·쓰레기 재활용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음식물 쓰레기로 여겼던 ‘달걀 껍데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알코올을 수소로 바꾸는 반응의 촉매로 쓰이는 기술이다. 반응 후에는 껍데기 위에 그래핀이 합성된다. 쓰레기를 재활용하면서 수소와 그래핀을 만드는 일석삼조(一石三鳥)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은 달걀 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₃)으로 산화칼슘(CaO)을 만들고, 이 물질이 수소와 그래핀을 만드는 촉매로 활용 가능하다는 걸 밝혀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산화칼슘을 촉매로 쓰자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 반응이 진행됐으며, 별다른 분리공정 없이 사용 가능한 수소가 만들어졌다. 반응 과정에서 산화칼슘 위에 탄소(C)가 얇게 쌓여 그래핀이 합성됐으며, 간단한 처리만 하면 쉽게 떼어내 쓸 수 있다.
(그림) 산화칼슙(CaO)을 이용한 알코올의 개질 과정: 바이오매스 알코올은 식물의 광합성해 만든 자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 물질의 구성성분을 활용해 다른 물질로 바꾸는 개질 과정을 진행하면 수소와 탄소 기반의 물질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코올의 개질 과정에서 산화칼슘을 촉매로 써서 그래핀(BNPGr)과 고순도 수소를 생산해냈다. 이때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탄산칼슘으로 다시 변환되면서 산화칼슘 위에 얇은 층을 만드는데, 이 덕분에 탄소가 산화칼슘과 분리돼 얇게 한 층짜리 그래핀으로 합성된다. 2019.04.21. [자료=UNIST] |
수소는 물(H₂O)이나 탄화수소(CnH2n+2), 알코올(CnH2n+1OH) 등 수소를 포함한 물질에서 얻는다. 이때 화학 반응을 일으켜야 하는데, 반응마다 적절한 촉매가 필요하다. 산화칼슘은 ‘알코올에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우수한 촉매 성능을 보였다.
알코올은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발효시켜 얻어 앞으로도 계속 대량생산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알코올 성분이 수소와 탄소, 산소이므로 다른 유용한 형태로 변환할 수도 있다. 이미 예전부터 알코올에 700℃ 이상의 높은 온도를 가해 증기로 만들면서 수소와 탄소 기반의 물질로 바꾸는 기술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700℃ 이상의 고온에서는 수소 외에도 메탄, 일산화탄소, 에틸렌 등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따라서 생산된 기체 중에서 수소만 따로 골라내는 공정이 더 필요하고, 수소 생산단가도 올라가게 된다.
백종범 교수팀은 알코올을 이용한 수소 생산의 단점을 촉매로 해결했다. 달걀 껍데기를 이용해 만든 산화칼슘을 써서 반응 온도를 500℃로 낮춘 것이다. 그 결과 생산된 기체의 99%가 수소였고, 그래핀(BNPGr)도 산(acid)으로 촉매(산화칼슘)를 제거하면 바로 쓸 수 있는 상태로 생산됐다.
백 교수는 “산화칼슘은 값싼 물질인 데다 달걀 껍데기를 재활용해 만들 수 있으므로 친환경적”이라며 “생산된 수소나 그래핀 모두 별다른 분리 과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도 높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연구결과(논문명 'Low-Temperature Conversion of Alcohols into Bulky Nanoporous Graphene and Pure Hydrogen with Robust Selectivity on CaO')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4월19일자 최신호에 실려 출판됐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