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경제지원 및 북러 관계 복원을 요청함과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세를 누그러뜨리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북미 및 미러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것이라며, 북한은 지난 2월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폐쇄하기로 약속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원하고 새로운 전술 무기를 시험하면서 대미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7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WSJ는 김 위원장의 방러 목적을 두가지로 짚었다. 첫째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 기조를 완화하지 않으면 북한은 다른 협상 파트너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고, 두번째는 북미 협상 실패에 대비해 중국과 함께 러시아라는 대비책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러시아 정부의 자문기관인 외교국방정책위원회의 피오도르 루키아노프는 "김 위원장은 미국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에서 러시아라는 우방국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식량 및 의약품 원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가 2017년 동참한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 경제가 최근 하강하고 있어 김 위원장은 이번 북러회담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러시아는 회담에서 많은 것을 내어줄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앞서 북러 정상회담이 어떠한 공동 선언이나 성명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4.2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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