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오마하의 현인으로 통하는 투자 거장 워렌 버핏의 최근 행보가 뜨거운 감자다.
좀처럼 부동산에 관심을 갖지 않던 그가 중동 부동산 자산 ‘입질’에 뛰어들어 세간의 관심을 모은 데 이어 미국 석유업계 메이저들의 셰일 인수전에 가세한 것.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말 기준 1000억달러 이상 현금 자산을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빅 딜’을 주시하는 월가의 투자자들은 최근 행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30일(현지시각) 버크셔는 미국 셰일 업체 애너다코 정유 인수에 나선 옥시덴탈 정유에 100억달러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우선주와 워런트를 100억달러 규모로 인수, 옥시덴탈의 셰일 자산 확보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움직임이다.
앞서 셰브런은 애너다코와 330억달러 인수 방안에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옥시덴탈이 이보다 높은 370억달러를 제시하며 판도 뒤집기에 나섰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버핏이 애너다코 정유 매각에 결정적인 변수로 등장했다는 데 입을 모으는 한편 버핏이 적대적 성향의 기업 인수전에 적극 개입한 데 대해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우선 이번 딜은 양측에게 윈윈으로 평가된다.
버핏은 연 8%에 달하는 배당 수익률을 걷어들일 수 있게 됐고, 옥시덴탈은 우선주 매각을 통한 버핏의 지지를 등에 업은 만큼 주주 표결에서 애너다코 인수 계획이 무산될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버크셔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뤄진 투자 결정과 관련, 블룸버그는 버핏이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속에서도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버핏은 주주 서한을 통해 메가톤급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고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앞서 발표한 두바이 사무소 개소 역시 주주 총회를 앞두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현금 자산 운용을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버핏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두바이 부동산 가격은 2014년 정점을 찍은 뒤 수 년간 하강 기류를 탔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앞으로 10% 이상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버핏은 두바이에 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홈서비스 걸프 프로퍼티스를 세운 한편 아부다비에 두 번째 사무실을 열 계획을 밝혔다.
버핏이 이례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 월가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버크셔 측은 이번 중동 진출이 투기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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