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 대북정책 특별대표, 7~8일 방일
오는 9~10일 한국 방문도 예정대로 진행
폼페이오 "北, 비핵화 협상의지 가져"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한이 지난 주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으나 식량난에 대한 대북 인도적 지원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예정대로 이번주 한국과 일본을 연달아 방문하고 본격적인 대북 식량지원 논의를 진행 것으로 예상된다.
◆ 한·미 정부 "도발로 보지 않는다"
노동신문은 5일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조선동해해상에서 진행된 전연 및 동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
북한은 지난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동해로 단거리 발사체를 수발 발사했다. 이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전문가를 인용해 발사위치와 배기가스 등으로 볼 때 이번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해당 단거리 발사체가 '전술유도무기'라고 밝혔다.
반면 한·미 정부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미사일'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이번 발사를 비핵화 협상을 흔드는 도발로는 평가하지 않는 모습이다.
국가정보원은 "모양만 보면 표면상으로는 지대지(미사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번 발사는 과거처럼 도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사일인지 아닌지 답을 할 수 없다.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 정부 역시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있은 후 13시간 후에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는 상당히 정제된 멘트를 내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그들과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모든 의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2월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담에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
◆ 北 식량난 인도지원, 예정대로 논의 시작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예정대로 오는 7~8일 일본을 방문하는데 이어 오는 9~10일 한국을 연달아 방문, 대북정책과 식량 지원에 대해 논의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1010만명의 식량이 부족한 상태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
북한의 식량위기는 대내 메세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일주일 전인 지난달 29일 '쌀로서 당을 받들자'는 제목의 정론에서 9955자의 장문으로 식량 증산을 독려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식량난이 이번 도발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자국 내 불만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위해 발사체를 쐈다는 것이다.
식량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협상이 새로운 동력을 찾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식량지원은 대북제재와 연관이 없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하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대북 식량 지원은 허용 가능한 인도적 지원"이라면서 제재 예외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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