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ELS·해외채권·연금보험 등 상품 큰 인기
외화보험 고객 늘어...3~4년 이상 여윳돈 투자 적합
금·해외부동산 등 다른 안전자산도 주목할 만
[서울=뉴스핌] 김진호·최유리 기자 = "달러를 더 사야 할 지 말 지 고객들 문의가 끊이지 않네요."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중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크(PB)센터에는 달러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들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자산가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최근 보다 주목한다. 최근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주춤하기보다는 앞으로 더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가 더 많은 편이다.
자산가들의 이 같은 투자심리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국내 경제 상황마저 좋지 않을 것이란 경기 인식이 자리한다.
주요 시중은행 PB들 역시 이러한 점을 감안한 투자전략을 권했다. 달러화 가치가 최근 급하게 올랐지만 자산가들 입장에서는 자산 분산이나 금리적 메리트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입을 모았다.
최영미 KEB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 부장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손님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환율이 추가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이어 "예상했던 레인지(1150~60원)보다 높아진 탓에 달러화 적극 매수를 추천하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미·중 무역 분쟁과 국내 금융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달러화로 투자심리가 쏠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으로 달러 ELS(주가연계증권), 해외채권 등을 꼽았다.
달러 ELS의 경우 환위험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지만 당분간 원화가 약세가 지속될 것이 분명한 만큼 같은 조건의 ELS라고 해도 달러로 투자할 때 약 2~3% 정도 더 높은 배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중간 목표를 달성하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고 조기상환하는 '스텝다운형' 상품의 경우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 부장은 "최근 달러화가 가장 많이 투자되는 곳은 해외채권"이라며 "올해 초에 들어간 고객들의 경우 약 6~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말과 올해 초 주식시장이 굉장히 안 좋았고, 또 전망도 비관적인 만큼 안전자산인 채권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로 투자하는 해외채권의 경우 주식처럼 2영업일 만에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제가 생길 경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달러 연금보험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과세 대상인 달러예금에 비교해 금리도 높은 데다 비과세 혜택으로 절세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달러가 상승할 때 발생하는 환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이 붙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시내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PB팀장은 "최근 3년 새 외화보험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비과세 혜택은 물론 수익도 좋아 3~4년 이상 여윳돈을 투자하는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달러화 급등으로 단기적으로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위험부담이 덜한 외화예금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화에 이어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과 해외 부동산 투자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전망됐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 PB센터 팀장은 "원화와 경제에 대한 불신으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금은 정기적으로 이자나 배당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회비용이 좋지는 않지만 세계·국내경제가 안좋아질 경우를 대비한 좋은 분산 투자 차원"이라고 귀띔했다.
김 팀장은 또 "최근 해외 부동산 펀드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투자 가치가 큰 물건의 경우 공실 리스크만 없다면 수익성도 좋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