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가 저평가를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려면 국내 주주들의 행동주의와 재벌 리더십의 세대 교체 및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삼성전자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FT는 미달러 기준 아시아 5위 주식시장인 한국 증시가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최근 검찰의 삼성 ‘분식회계 의혹’ 조사와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가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선 경위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와 LG, 현대 등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은 수년 간 비슷한 규모의 타국 증시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를 장악한 재벌 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 원인을 돌리고 있다.
한국 10대 재벌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복잡하고 불투명한 기업 구조와 야박한 배당금 지급 등이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려면 국내 주주들의 행동주의, 재벌 리더십의 세대 교체 및 구조개혁,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재벌개혁 정책 등 삼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런 측면에서 외국 전문가들은 최근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통해 재벌의 복잡한 소유 구조, 글로벌 기준 이하의 기업 거버넌스, 혼탁한 기업 윤리가 얼마나 개선될 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전 사모투자펀드 대표가 설립한 KCGI가 가족 운영 체제를 이어온 한진칼의 지분을 축적하면서 조양호 전 회장의 배임 혐의까지 들추어진 경위와, 조 회장 사망 후 KCGI가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주주들의 행동주의가 한진칼의 경영에 있어서 얼마나 큰 변화를 이끌 것인가도 주시하고 있다.
FT는 전문가를 인용, “KCGI의 행보는 한국 재벌들에게 매우 강력한 경고사격”이라며 “한국 재벌들은 전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이번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상당수 재벌 기업에서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인 만큼 그 과정에서 열린 기회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적극 잡으려 들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사례는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배당금을 확대하고 SK그룹이 경영진을 대상으로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속도와 확산이 지나치게 느리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충격파로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의 고삐를 늦출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FT는 전문가를 인용,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만큼, 문재인 정부가 거버넌스 변화를 이끌기 위해 강경한 행보를 지속할 여유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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