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베트남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중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다는 관측이 나왔다.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17일(현지시간) MB증권의 보고서를 인용, 중국산 수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원자재 수출 비중이 아세안 국가 중 베트남이 가장 적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말레이시아 은행 RHB에 따르면, 베트남 총수출 중 2.2%만이 중국산 수출품을 생산하기 위한 투입 재료로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필리핀(16.9%), 말레이시아(11.4%), 인도네시아(11%) 등 중국 수출의 가치사슬에 걸려 있는 다른 아세안 국가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린 조치에 베트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하지만 무역 긴장이 미국과 중국 경제 성장을 저해해 양국 시장에서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이 미국과 중국에 수출한 제품의 규모는 총합 9040억달러(약 1080조2800억원)으로 베트남 총 수출의 37%를 차지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의 베트남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2018년 기준 380억달러(약 45조4100억원)으로 미국의 무역적자 대상국 5위 안에 든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주로 휴대폰과 의류, 신발 등을 미국에 수출한다.
또한 베트남이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을 생산하는 원자재를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중국을 비간접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베트남산 제품에도 고율관세를 물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여전히 베트남이 중국의 수출국 지위를 대체할 수 있는 기회이며, 15개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입한 베트남은 제조업 수출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설립하기에 훌륭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이미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컴퓨터, 스마트폰, 의류, 신발 등 제조에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보고서는 베트남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중국만큼의 규모는 아닐지라도 ‘전 세계의 공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