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조사국(CRS), 한미 관계 보고서 발간
"北 비핵화 협상의 양보조건 등 중대한 차이"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문대통령 대북정책에 일격"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 연방 의회에 정책 자문을 제공하는 의회조사국(CRS)이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 정부의 입장이 점점 불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의회조사국이 최근 공개한 한미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대북 협력에 대한 관점은 점점 더 불일치하고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고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모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대북 비핵화 협상에서 어떤 조건으로 북한에 양보할 수 있는지 등 세부사안에서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 2월 열렸던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북한과 더 가까운 관계를 맺으려는 문 대통령의 정책에 일격을 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도 이같은 입장에 동의했다. 데이비드 김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선언에서 남북 협력 관련 사안이 비핵화보다 먼저 언급됐다"면서 "한미 양국의 대북 접근법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미국 측도 미북 연락사무소 개설,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협력 사안이 향후 잠재적으로 이행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점에서 한국과 일치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러한 협력 사안보다 우선시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한·미 간 조율은 국가 정상급에서 이뤄질 수 있다"면서 "경제·문화·군사 등 북핵 문제 외의 전체적인 한미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미북 대화를 적극 중재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전쟁에 대한 두려움,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자 하는 이념적 선호, 한국이 한반도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한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력 투입을 반복적으로 언급, 당시 문 대통령에게 북한보다 오히려 미국이 한국 안보에 즉각적인 위협을 끼칠 수 있다고 인식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