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면전에 중국 여행객과 유학생들이 미국에 등을 돌렸다.
중국의 미국 여행객 수가 15년만에 처음으로 줄었고, 학생들은 유학 1순위로 미국이 아닌 영국을 택하는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블룸버그] |
스마트폰 소비자들 사이에 애플 아이폰을 버리고 화웨이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확산된 데 이어 무역 마찰에 따른 파장이 광범위하게 번지는 양상이다.
2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거 10년 이상 증가 추이를 지속한 중국인의 미국 여행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여행객 수가 290만명으로 전년 대비 5.7% 줄어든 것. 연간 기준으로 중국인의 미국 여행이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월 태양열 패널과 세탁기를 필두로 지난 10일 200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매파 기조를 취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작년 여름 총기 사고와 강도, 높은 의료 비용을 앞세워 미국 여행 경고를 발동, 자국민들에게 미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행을 택한 중국 여행객 수는 지난 2000년 24만9000명에거 2010년 80만2000명으로 3배 급증했고, 이후 5년 사이 다시 3배 늘어났다.
이어 2016년과 2017년에는 두 해 연속 300만 이상의 기록을 세웠지만 무역 냉전이 본격화되면서 반전이 발생한 셈이다.
이와 별도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미국을 기피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유학을 계획하는 학생들 사이에 영국 진학을 결정한 이들이 20.14%로 나타났고, 미국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17.05%에 그쳤다.
이 밖에 호주와 캐나다 등 미국 이외 영어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일본과 유럽 행을 택하는 학생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업계는 전했다.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 미국의 인기가 한풀 꺾인 것은 무역전쟁으로 인해 비자 발급이 좌절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한편 학위 취득 후 현지 취업이 막힐 수 있다는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총 110만에 달하는 미국 유학생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이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교육 시장에 커다란 출혈이 발생할 전망이다.
유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송금 서비스 업체인 이지 트랜스퍼에 따르면 전체 결제 금액이 지난해 7억7600만달러에서 올해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비중은 지난 2015년 95%에서 올해 1분기 50%로 급감했다.
반면 영국과 캐나다, 호주의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업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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