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면전에 따른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투자자들 사이에 크게 확산된 가운데 2분기 성장률이 1%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분기 3.2% 성장하며 글로벌 경기 한파 속에서 강한 저항력을 드러낸 미국 경제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24일(현지시각) JP모간은 투자 보고서를 내고 2분기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제시했던 2.25%에서 1.00%로 대폭 떨어뜨렸다.
월가의 시장 전문가들이 주시하는 애틀란타 연준은행의 전망치 역시 1.3%에 머무는 실정이다.
소매와 제조업 경기가 이미 후퇴하고 있는 데디 대규모 관세와 그 밖에 비관세 형태의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이 실물경기를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최근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내려 잡았고,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과 바클레이즈는 각각 1.7%와 2.0%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연이은 경제 지표 부진이 월가의 비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4월 내구재 주문은 2.1% 급감했고, 앞서 IHS마킷이 공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을 기록해 간신히 확장 국면을 유지한 한편 약 10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밖에 최근 발표된 주택 지표와 소매판매, 인플레이션 수치가 일제히 적신호를 보냈다. 지난 10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에 따른 파장이 본격화되는 한편 내달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서 지표 악화를 부채질할 전망이다.
JP모간은 이번 보고서에서 무역전쟁에서 촉발된 불확실성과 기업 경기신뢰 저하, 여기에 주요국 전반의 경기 둔화가 당장 미국 경제에 커다란 악재라고 주장했다.
MUFG 유니온 뱅크의 크리스 러프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무역 마찰 이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세하면서 기업들의 투자에 제동을 걸고 있다”며 “특히 제조업계의 경기신뢰 저하가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앞서 월가는 일제히 관세 전면전에 따른 충격을 경고했다. 특히 모간 스탠리는 미국이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새롭게 도입할 경우 전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와 노무라, JP모간이 내달 300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도입이 실제로 강행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보고서에서 양국 무역 협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고 판단하고, 주요국 경제 성장 둔화 및 이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를 예고했다.
QMA의 에드 키온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 전면전 리스크가 크게 높아졌다”며 “투자가들의 전망이 날로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는 2분기 미국 성장률이 실제로 크게 후퇴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행보가 또 한 차례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얘기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