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영국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이 런던 자택에서 그의 여자친구와 다툼을 벌이다 경찰까지 출동해 이에 대한 해명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슨 전 장관은 22일 첫 선거 운동 자리인 영국 잉글랜드 버밍엄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CNN 기자로부터 최근 불거진 여자친구와의 다툼에 관한 질문을 받자 "당원들이 그런 얘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어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은 국가와 당을 위한 나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영국 총리와 집권 보수당 대표로 유력시 되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가운데)이 2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당내 경선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2019.6.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지난 22일 가디언은 존슨 전 장관이 그의 여자친구 캐리 시몬즈와 말다툼을 심하게 했고 소리를 들은 한 이웃이 경찰에 신고해 존슨 전 장관의 집으로 경찰이 출동했다고 보도했다.
이웃은 21일 오전 여러번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함 소리와 함께 무언가 쾅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영국 런던 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신고자가 여성 이웃의 안전을 우려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로 존슨과 시몬즈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계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존슨의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수당의 말콤 리프킨트 전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당신이 차기 총리 후보인데 경찰이 부당하든 정당하든 경찰이 당신의 집에 불려왔다면 중요한 것은 경찰이 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존슨이 "노 코멘트"(no comment)만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리프킨트는 존슨 전 장관의 경쟁 후보인 헌트 장관을 지지한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노동당의 앤드류 그윈 하원의원은 존슨이 총리가 되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존슨 전 장관을 지지하는 이안 던칸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벤 월리스 안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좌파 이웃이 가디언에 녹음기록을 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월리스 장관은 글을 게시한지 8분만에 삭제했지만 이는 트위터 피드에 남아 있다.
리암 폭스 국제통상부장관은 BBC에서 존슨의 사생활이 자신과 상관없다고 말했지만 "단지 설명을 하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사건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잇는 차기 보수당 대표직을 둔 경쟁의 판도를 흔들어 놨다고 전했다.
한편, 존슨은 지난 20일 실시된 5차 보수당 당대표 선거에서 160표로 1위를 차지하며 제레미 헌트 외무장관과 함께 최종 2인 후보에 들었다. 이들은 오는 7월 넷째 주에 치러지는 최종 결선에서 맞붙게 되며, 이때 보수당 당원 최대 16만명이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투표 최종 결과도 그 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22일자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설문조사 업체인 오피니움리서치의 조사에서는 존슨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원의 47%가 존슨 전 장관이 큰 결정을 해줬으면 하는 인물로 꼽았고 33%가 헌트 장관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존슨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지휘해야 한다는 의견에 전체 중 57%가 지지를 표한 한편, 헌트가 해야 한다는 의견은 2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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