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둔화 우려 크지만, 통화정책은 종합적인 상황 고려해야"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물가상승률 0%대를 예상했다. 물가상승률 둔화를 우려하면서도 통화정책은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기로 했다.
25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올해부터 연2회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하고 설명하기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1.7%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 2.0%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주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원인을 수요·공급·정책의 세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는 "수요 측면에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고 소비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압력이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 측면에서는 올해 국제유가가 전년비 3%이상 하락하고,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농산물 수급도 개선됐다"며 "정부정책 측면에서는 일부 공공요금이 인상했으나, 무상교육이 확대되고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하며 물가 오름세를 낮추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전망치(1.1%)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올해 물가상승률이 0%대에 접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25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물가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보고서는 주요 물가안정목표제 채택 국가에서도 2019년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하락하면서, 상당수 국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를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근원물가지표(식료품·에너지·농산물·석유류 등 제외)는 1~5월 중 0%대 후반으로 하락했고, 공통요인물가, 경기민감물가 등 모형기반 지표는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했다. 기조적 물가지표간 괴리 확대는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와 간접세 인하 등 영향이 크게 반영된 때문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주열 총재는 "우리나라는 대외개방도가 높아 인플레이션 변동에 대한 해외 요인의 설명력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다"며 "IT기술에 기반한 온라인 거래의 확산도 물가를 낮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제어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중앙은행 입장에서 큰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유례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을 장기간 하회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과 저인플레이션을 개선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이 모두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가야겠다"고 밝혔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