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중국에 홍콩반환협정을 위반할 경우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 경고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뻔뻔하다’고 응수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영국이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고 말하는 것은 뻔뻔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는 “헌트 장관에게 묻고 싶다.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 홍콩에 민주주의가 있었는가? 당시 홍콩 시민들은 집회 권리조차 없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에야 홍콩 시민들은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해 ‘전례없는’ 보장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트 장관은 계속 홍콩 사안과 관련해 잘못된 발언을 내놓고 있다. 그는 영국 식민통치의 환상에 취해 있는 듯 하다”고 비꼬았다.
겅 대변인은 “홍콩반환협정에 따라 홍콩에 대한 영국의 책임은 끝났으며, 홍콩은 순전히 중국 내정”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헌트 장관은 지난 2일 BBC TV에서 “영국은 1984년 중국과 법적 구속력이 있는 홍콩반환협정을 체결했고 이 협정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정신을 담고 있다. 이는 홍콩 시민들의 기본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다. 우리는 이 협정과 홍콩 시민들을 위해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정을 지키지 않으면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반환협정에 따르면, 홍콩은 2047년까지 현 체제로 유지돼야 한다.
헌트 장관은 “억압은 시민들의 우려를 증폭시킬 뿐”이라며 “영국은 모든 폭력을 규탄하며,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강력히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도 지난 밤 TV를 통해 본 (홍콩 입법회 난입) 장면에 깊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은 이번 사태를 시민 억압의 명분으로 내세워서는 안 되며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홍콩 시민들의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겅 대변인은 폭력사태를 명분으로 시위대를 진압하지 말라는 헌트 장관의 주장에 “2011년 8월 영국에서 일어났던 폭동에 대한 경찰의 대처를 억압이라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영국, 특히 헌트 장관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고 중국 내정에 제멋대로 간섭하지 말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헌트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베이징과 런던에서 영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홍콩 입법회 의사당을 점거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대. 2019.07.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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