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서울시·양천구청 등 7곳 압수수색
빗물펌프장 참사 책임 규명에 박차
경찰 “관리 책임 확실히 물을 것”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 참사와 관련, 경찰이 빗물펌프장 시공사 현대건설과 사업 발주자 서울시, 운영·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양천구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안전관리 책임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양천경찰서 전담수사팀은 6일 오후 2시부터 현대건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양천구청 등 총 7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돼 119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하 40m 저류시설 점검을 위해 내려갔다가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07.31 mironj19@newspim.com |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작업일지 등 공사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사고 당시 안전 관리·감독 책임 여부를 명확히 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대건설과 서울시, 양천구청 관계자들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사고 당일 현대건설과 양천구청이 입장을 달리하며 사고 책임을 전가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은 현재 공사가 완료돼 시험 운행 중으로 현대건설, 서울시, 양천구청이 합동 운영하게 돼있다. 그러나 현대건설과 양천구청은 사고 이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했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31일 현대건설 관계자는 "양천구 담당관의 전화를 받고 수문 제어실로 이동했을 때 이미 수문이 개방됐다"며 "수문 개방에 대해 우리는 권한이 없다. 제어실 비밀번호도 몰랐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양천구청 측은 "현대건설에 수문 조작 권한이 없다는 말을 잘못 표현된 것 같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설물이 준공돼 매뉴얼이 모두 우리에게 넘어왔을 때 양천구에서 운영·관리하게 된다"며 "현재는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양천구는 인수인계 사항이 없다"고 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혐의가 소명되는 대로 적극 수사에 나설 방침이어서 입건자도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현대건설 관계자 2명, 감리단 관계자 1명, 협력업체 관계자 1명 등 총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밝혀내는 것뿐만 아니라 관리 책임을 확실히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목동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공사 현장에서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 구모(66)씨와 미얀마 국적 A(24)씨, 현대건설 직원 안모(30)씨 등 3명이 터널에 들어갔다가 기습 폭우로 수문이 개방되면서 빗물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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