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세계 경찰' 역할 버린 트럼프 행정부에 한반도부터 카슈미르까지 혼란"

기사입력 : 2019년08월12일 17:03

최종수정 : 2019년08월12일 17:03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냉전 시대 이후 세계 경찰 역할을 자처해온 미국의 역할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흔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상습적으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동맹국을 모욕하며, 독재자를 찬양하는 등 세계 경찰관의 역할에 어긋나는 외교정책을 선보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세계 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한반도  

FT는 한반도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불허한 행보가 체감되는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군사적 활동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는 방공식별구역(KADIZ, 카디즈)을 침범하며, 한반도 일대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집권 초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를 부르짖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친구"라 부르며, 세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또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는 등 김정은 위원장과 브로맨스를 연출하고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브로맨스가 북한과의 진지한 관여(engagement)를 원하는 문재인 대통령과는 잘 맞을지는 모른다면서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비록 대북 경제제재가 이행되고 있지만,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백악관의 태도가 미국의 신뢰성에 금이 가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또 한미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하기로 한 결정은 미국의 책무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콩

최근 홍콩에서 벌어지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미국 성조기가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 등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형 성조기를 시위에 등장시킨 것이다. 미 의회에서 홍콩과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들과는 다르게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시위를 "폭동"이라고 표현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사태에 "매우 책임감 있게" 대응하고 있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 대만·남중국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미국 대통령이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한 것은 약 37년 만이다. 미국은 1979년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대만과 단교했다.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후 차이잉원 총통과의 전화 통화를 나누면서 약 40년간 이어져온 금기 사항을 깬 것이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2월 시진핑 주석과 가진 첫 전화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는 뜻을 전했다. 백악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요청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T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두고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대신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수립하고, 무역 합의 도출에 집중해왔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對)중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했으며, 최근에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FT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뒤흔드는 것은 물론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더 많은 해군 함정을 파견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해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등 실절적인 영향력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다.

홍콩 국제공항 도착장에 집결한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란

이란 문제를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 역시 미국이 세계 경찰국가의 지위를 맡을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들게 만드는 대목 중 하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FT는 대이란 압박의 배경에 미국의 셰일 혁명이 있다고 설명했다. 셰일 혁명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급증했으며, 중동 국가에 대한 원유 의존도 역시 낮아졌다. 이에 더 이상 중동 국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된 미국이 해당 지역에서 경찰 역할을 자처하기 보다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는 등 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FT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한 곳이라고 언급하며,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미국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관계 회복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우크라이나도 긴장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ABC방송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며 "나는 크림반도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보다 러시아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들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를 강화했으며, 우크라이나에 전차 병기인 재블린 미사일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였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 재정립을 원하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을 해결하는 데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 인도령 잠무 카슈미르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병력 1만400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일어난 파장은 남아시아까지 이어지고 있다. FT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령인 잠무-카슈미르의 특별 지위를 보장한 헌법 370조를 박탈 결정이 미국의 아프간 철군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을 종식하고,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의 철수를 원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 문제에서 발을 빼기 위해서는 탈레반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게 될 경우, 파키스탄의 시선이 '미완성 사업'으로 간주되는 카슈미르 지역으로 옮겨질 수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 폭력사태가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아프간 문제 해결에 파키스탄의 도움을 받은 트럼프 행정부가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인도에게 모종의 양보를 압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카슈미르 문제에 대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으나, 인도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11일(현지시간) 잠무-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 열린 카슈미르 특별지위에 대한 내용이 담긴 헌법 370조의 폐지를 반대하는 시위에서 주민들이 시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8.11. [사진=로이터 뉴스핌]

saewkim9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