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도 절하 용인 스탠스...원화대비 위안화 절하폭 클 것"
"R의 공포, 공포 그치지 않고 반드시 올 것...달러↓ 엔화↑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경 백진규 기자 = "하반기 원화보다 위안화 절하 폭이 커질 것 같다. 환율전쟁까지는 안가더라도 미중무역분쟁 당사자다보니 시장내 절하압력이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최근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 SG증권 본사에서 만난 오석태 전무는 하반기 원화보다 위안화 절하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중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경제의 R(리세션)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오석태 SG증권 전무. 2019.08.26 alwaysame@newspim.com |
◆ 원화 약세? "글로벌 경기 반영"
8월 들어 원화는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슈가 있던 2일 이후 줄곧 1200선 위에서 움직였다. 3년여만에 최고치다. 오석태 전무는 이에 대해 "글로벌 경기가 악화됐음을 원화가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오 전무는 "리스크가 확대됐을 때 가장 약세를 보이는 통화가 원화다. 한국 경제 내부상황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반면 브라질, 멕시코, 인도 등은 경제 상황이 안좋아서 각 국 통화들이 절하됐었지만 한국은 주요 통화 중에서도 내부 상황보단 세계 경제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에 유독 원화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에 대해선 자율변동환율과 높은 대외의존도를 꼽았다. "사실 경상수지나 외채, 재정수지 등 전통적 변수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저성장 역시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기조다. 제조업 악화로 세계경제 전망이 나빠지면서 수출국가인 한국이 가장 많이 빠졌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이어질 것"
오 전무는 최근 신흥국 중심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Fed 금리인하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미국경제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100bp 더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추가 금리 가능성을 언급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적절치 않다"며 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원화 대비 달러 약세 가능은 낮게 봤다. 오 전무는 "단순 금리비교로 달러/원을 보기보단 금리인하 원인을 봐야 한다. 미국이 100bp 인하하면 한국은행도 추가 인하할 것"이라며 "한국은행도 원화 약세를 걱정하기 때문에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반기 위안화 큰 폭 절하 전망
통화전망에 대해선 원화보다 위안화 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 전무는 "원화의 경우 내년 중반까지 1260원 선을 전망한다. 현재 수준을 보면 원화는 레벨에 근접했는데 위안화는 아직 덜 떨어졌다"며 "약세 방향은 비슷하지만 강도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은 무역전쟁이슈가 불거진 후 1년여 시간이 지나면서 원화나 주가가 타격을 크게 받은 상태다. 새로운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충분히 기반영된 상태로 보면 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선 펀더멘탈과 정책 등의 이유로 위안화 절하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봤다. 오 전무는 "무역전쟁 일부 영향으로 중국의 수출이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기존에는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을 적극적으로 통제해왔지만 최근 포치 현상 등 시장에서의 절하 압력을 용인하는 등 일부 수용하겠다는 스탠스다. 미중무역분쟁 당사자이기 때문에 절하 압력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복기에 들어선 유로화와 한화와는 반대 포지션을 보이는 엔화에 대해선 강세를 점쳤다. 다만 미국 경제에 리세션이 온다는 가정 하에서 유럽이나 일본이 자국통화 강세를 용인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오 전무는 "현재 채권 시장 움직임을 반영해 'R'의 공포가 공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세션이 반드시 올 것으로 본다"며 "달러 가치는 떨어지고 유로화와 엔화 환율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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