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기(드론)에 의한 공격을 받으면서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아람코의 IPO 연기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아람코는 사우디의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2단계 IPO 계획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4일 아람코 소유의 석유 시설 두 곳이 드론의 공격을 받으면서, 원유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자 IPO 연기를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피해 정도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나오면 나올수록,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예상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IPO에 나설 수 없다"고 부연했다.
석유시설 피습 여파는 아람코의 기업 가치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 은행업계 및 아람코 관계자들은 기업가치를 1조50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WSJ는 만약 아람코가 계속해서 공격의 타깃이 될 경우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최대 3000억달러까지 낮춰서 책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드론 공격을 받은 아람코의 석유시설 아카이크와 쿠라이스는 하루 평균 57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번 사태로 사우디 전체 원유 공급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공급량의 약 5%가 차질을 빚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에 위치한 아람코의 석유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