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격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으로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16일 ‘유가 상승의 진짜 패배자는 중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더 비싸진 유가는 이제는 미국이 아니라,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이 가뜩이나 흔들리는 중국의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이유에서다. 신문은 중국이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돼지고기 값이 폭등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지난 2013년 이래 최고치에 달했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소매 판매와 산업 성장도 상당히 둔화되고 있다.
신문은 저유가가 이런 악재에 시달려온 중국 소비자와 기업들의 고통을 완화해줬지만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석유시설이 14일(현지시간) 무인기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WSJ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지만 통제가 불가능한 국제 유가와 식료품값 상승은 위안화 평가 절하를 지금보다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원유와 식료품 가격이 더 오르고 이는 가계와 기업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주택가격도 중국 경제에 고민이다. 중국 주택가격은 올해 들어 10%나 상승했고, 주택 투자 증가세도 지난 8월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은 시장에선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기 약화와 높은 식음료 및 주택 가격 상승 때문에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은 17일 공개시장조작에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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