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무역 협상팀이 미국 농가 방문 계획을 돌연 취소한 한편 실무교섭 일정을 축소했다.
중국 측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분적인 딜’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외신들은 최근 진전을 이루던 양국 무역 협상이 다시 난기류를 만났다고 비중 있게 보도했고, 장 초반 상승 흐름을 탔던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중국 협상 팀이 다음주로 예정됐던 몬태나와 네브라스카 농가 방문 계획을 예기치 않게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니콜 롤프 몬태나 농장연합 이사는 중국 협상 팀이 미국 방문 일정을 갑작스럽게 축소, 예정보다 빨리 중국으로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측이 미국 농가 방문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고 전했다.
네브레스카 역시 중국 협상 대표의 농가 방문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당초 중국 측은 몬태나와 네브레스카, 오마하, 보즈만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부분적인 딜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고, 약 한 시간 뒤 중국 협상 팀이 일정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측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는 통상 시스템 관련 쟁점과 별도로 비교적 협상이 쉬운 사안들을 중심으로 잠정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양국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교역과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구조적 문제를 구분해 이른바 투 트랙 실무 교섭을 벌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그는 “중국와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2020년 대통령 선거 전까지 협상을 타결해야 할 필요가 없고, 중국과 부분적인 딜이 아닌 포괄적 딜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주요 외신들은 ‘스몰 딜’에 대한 기대가 꺾였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로이터는 협상 돌파구 마련의 여지가 낮아졌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는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백악관 대외 무역 보좌관으로 활약중인 마이클 필스베리 허드슨 연구소 중국 전문가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 타결이 조만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무역 냉전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해 이날 불거진 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가 단순히 겁박이라는 판단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50~100%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필스베리 보좌관은 “금융시장과 관련한 옵션도 동원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압박 수단을 모두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양국의 신경전이 크게 고조되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주요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가한 압박을 중국 금융권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나스닥 지수가 0.8% 하락한 8117.67에 마감한 한편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도 각각 0.6%와 0.5% 내렸고, 대두를 포함한 농축산물 선물 역시 하락 압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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