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뉴스핌] 양상현 기자 = 지난 24일 경기 김포시 소재 한 상가 건물에 위치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입원해 있던 환자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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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소재 요양원의 화재 현장 [사진=김포소방서] |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경 김포시 풍무동 상가 건물에 입주한 김포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132명 중 중 집중 치료실에 입원했던 A(90)씨와 B(60) 씨 등 2명이 숨졌다.
또 C(66) 씨 등 환자 47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그외 환자들과 병원 관계자들도 긴급 대피했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2층에 연면적 1만4814㎡규모다. 요양병원은 이 건물의 3층과 4층에 입주했으며, 직원 30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발화 지점은 건물 4층이었고, 이곳엔 집중치료실, 물리치료실, 병실 22개, 약국, 원무과, 보일러실 등이 있었다.
화재가 난 이날, 해당 상가 건물은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전기 안전 검사를 받기 위해 전력 공급을 차단한 상태였다. 화재 발생 당시 입원 환자들은 수동으로 산소 공급을 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급하게 대피하던 중에 제대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고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현장에 펌프차 등 장비 51대와 소방관 등 인력 150여명을 투입해 50여분 만에 진화했다.
해당 상가 건물 내에 있던 상인 및 손님들은 신속히 대피했다. 그러나 요양병원 환자들 중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았고, 이들은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다.
권용한 김포소방서장은 화재 현장에서 열린 1차 브리핑에서 "병원 측이 수동으로 환자들에게 산소 공급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화재 원인을 추정했다.
이어 같은날 오후 화재 현장에서 열린 2차 브리핑에서 "확인 결과, 의무 시설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비상경보벨은 울렸다"고 설명했다.
권 소방서장은 "전기 안전 검사 때문에 건물에 전기가 차단돼, 병원 측이 수동으로 산소 공급을 하려다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130여 명 환자 대다수가 와병 환자인데,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돼 대피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화재 원인에 대해 "육안으로 보았을 때 보일러실에 산소 탱크 4∼5개가 있었는데, 이를 수동으로 열다 불명의 원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사망자들이 산소 공급이 끊겨서 사망한 것 인지 연기 흡입으로 숨진 것인지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발화지점으로 추정되고 있는 보일러실에 '자동확산소화장치'가 있었지만, 작동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동확산소화장치'는 화재 시 소화 약제를 뿌리는 장치로, 보통 천장에 부착되어 있다.
소방당국은 향후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도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김포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강력팀 8명, 지능범죄수사팀 4명, 피해자보호팀 2명, 형사지원팀 2명 등 총 17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경찰은 요양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불법시설물 설치 여부, 화재 당시 소방설비 작동 여부 등 안전 관리 실태를 확인할 방침이다.
yangsangh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