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모디 정부의 과감한 법인세 인하에 주식부터 외환까지 금융시장이 훈풍이다.
주식시장으로 뭉칫돈이 유입된 데 이어 루피화 캐리 트레이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서브 제로’가 15조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채권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인도 금융시장의 상승 기류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도 루피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26일 UBS에 따르면 최근 3일 사이 인도 주식시장에 밀려든 투자 자금이 3억774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디 정부가 지난 23일 법인세율을 30%에서 22%로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6월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실물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이른바 모디노믹스에 균열이 발생하자 공격적인 부양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인도 증시의 자금 유입과 주가 상승은 루피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 매입은 루피화 수요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루피화 캐리 트레이드의 급증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채권 수익률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고수익률 통화를 겨냥한 투자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달러 자금을 조달해 루피화에 베팅하는 전략이 최근 1개월 사이 아시아 통화를 대상으로 한 캐리 트레이드 가운데 갖아 높은 수익률을 냈다.
UBS는 투자 보고서에서 “법인세 인하는 인도 경제 성장에 대한 비관론에 따른 대응으로, 주식시장의 자금 유출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며 “이는 루피화 상승으로 도미노 훈풍을 일으킬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달러뿐 아니라 유로와 엔 자금으로 루피화 자산에 베팅하는 캐리 트레이드 역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6.7% 내외에서 등락하는 등 인도의 금리가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만큼 캐리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코탁증권의 아닌디아 바네르지 외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인도 경제의 내부적인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루피화가 유망한 캐리 통화로 부상하고 있다”며 “중국 위안화 숏과 루피화 롱 포지션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