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총회 연설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포럼 러시아 에너지 주간에 참석해 "당신들을 실망시킬지 모르지만 나는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을 툰베리에게 설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아프리카나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사람들은 스웨덴 정도의 부를 갖춘 나라에서 살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툰베리가 진실된 소녀라는 점에 대해서는 확신한다"면서도 "어른들은 아이들을 어떤 극단적인 상황에 끌어들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은 지지를 받아야하지만 누군가가 이들을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려 든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앞서 기후변화에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툰베리 연설을 비꼬는 듯한 트위터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툰베리의 유엔 총회 연설을 인용한 뒤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아주 행복한 어린 소녀로 보였다"고 적었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환경 운동가가 아닌 꿈많은 어린 소녀로 묘사하며 조롱한 것이다.
캐나다 극우 성향 의원 막심 베르니에도 툰베리에 "정신적으로 불안하다"고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미국 폭스뉴스의 초청 패널 마이클 놀스도 툰베리에게 '정신질환자' 라고 조롱했다가 프로그램 영구 출연 정지 조치를 당했다.
툰베리는 자신을 향한 어른들의 어른스럽지 못한 조롱에 대해 자신의 연설이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16세 환경운동가 툰베리는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해 "어떻게 감히 이럴 수 있느냐. 당신들은 껍데기 뿐인 말로 내 꿈을, 유년시절을 빼앗았다"며 각국 지도자를 향해 거센 질책을 쏟아냈다.
그는 또 "이것은 모두 잘못됐다. 나는 이곳에 있지 않아야 했다. 대서양 건너편의 학교에 있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당신들은 아직도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스웨덴 출신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9.23.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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