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너의 이름은.'으로 애니메이션의 흥행역사를 새로 쓴 신카이 마코토(46) 감독이 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다. 지난 7월 일본 개봉 3개월여 만에 국내에 선을 보일 '날씨의 아이'는 도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년소녀의 환상적인 로맨스를 담았다.
전작의 대성공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는 '날씨의 아이'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날씨를 소재로 했다. 무작정 상경한 10대 소년 호다카와, 어린동생을 돌보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소녀 히나의 특별한 일상이 비 내리는 신주쿠 속에서 전개된다.
'날씨의 아이'는 감독 특유의 풋풋한 로맨스가 가장 극대화된 작품이다. 동시에, 그의 세계관이 확장된 영화이기도 하다. '초속 5㎝'에서 답답하리만치 절제됐던 감독의 로맨스는 '언어의 정원'에서 극적으로 폭발했고 '너의 이름은.'에서 한층 증폭됐다. 세 전작에서 펼쳐졌던 신카이 마코토식 사랑이야기는 '날씨의 아이'에 이르러 보다 드라마틱하게 발전했다. '너의 이름은.'에서 보여줬던 독특한(판타스틱한) 세계관 역시 신작에서 더 확장된 느낌이다.
감독은 밋밋하게 흐를 수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날씨를 활용,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극중 히나는 비가 그치지 않는 도쿄에 한줄기 빛을 내릴 수 있는 신비한 '맑음소녀'로 그려진다. 히나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일생 단 한 번의 프러포즈 등 저마다 맑은 날씨가 필요한 사연을 히나에게 보내온다. 히나와 호다카는 이들의 소원을 이뤄주며 삶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함께 사는 즐거움을 깨닫는다.
소설에서나 가능할 법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쳐 보인 건 역시 신카이 마코토만의 능력이다. 전작들을 통해 극사실적 작화로 정평이 난 그의 화면들은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졌고 여전히 컬러풀하며 역동적이다. 쏟아지는 빗방울이 역류하고 히나가 구름 저편으로 날아가는 장면, 비구름 사이로 찬란한 햇볕이 내리쬐는 장면 등 스크린을 채우는 명장면들은 블록버스터만큼이나 압도적이다.
스토리에 있어서도 두각을 나타내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히나와 호다카의 운명적 만남 끝에 반전을 심어뒀다. 사람들을 기쁘게 해줄 때마다 히나와 호다카에게는 불행이 찾아온다는 역설적 설정이 눈에 띈다. 종합적으로 이야기와 작화의 밸런스가 잘 맞춰진 작품으로, '너의 이름은.'에서 감독과 인연을 맺은 레드윔프스가 OST에 참가했다.
'날씨의 아이'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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