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일선 물러난 마윈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
IT 업계 약진, 부동산 업계 부진한 모습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중국 재계 지형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부동산 업종의 부진과 IT 등 첨단 산업의 약진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니콘 기업의 증가로 업종별 비율에서 IT 업종의 순위가 금융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중국 부호전문 연구기관 후룬(胡潤) 연구원은 ‘2019 중국 부호 순위’를 발표했다. 매년 중국 재벌 총수의 재산을 측정해 발표되는 해당 순위는 중국의 재계 현황을 파악하기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
올해 1위는 작년에 이어 마윈(馬雲) 전 회장이 차지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은 20년째 되는 지난 9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재산은 2750억 위안(약 46조원)으로 집계됐다. 집계에는 마윈 가족이 보유한 재산도 포함됐다.
2위는 중국 IT 기업 텐센트(騰訊)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차지했다. 마 회장의 자산은 작년 보다 200억 위안(약 3조원) 증가한 2600억 위안(약 43조6098억원)을 기록했다.
3위는 ‘부동산 재벌’ 헝다(恆大)그룹 쉬자인(許家印) 회장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마윈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올해에는 마화텅 회장에게도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자산은 작년 대비 400억 위안(약 6조 7000억원) 감소한 2100억 위안(약 35조 2170억원)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중국 IT 기업 화웨이(華爲)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재산은 작년보다 21% 증가한 210억 위안(약 3조 5231억원)으로 162위에 기재됐다.
올해 부호 순위 상위 10위권에는 중국 최대 훠궈 업체 하이디라오(海底撈)의 장융(張勇), 온라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 핀둬둬(拼多多)의 황정(黃崢), IT 기업 넷이즈(網易)의 딩레이(丁磊), 제약회사인 헝루이의약(恆瑞醫藥) 쑨퍄오양(孫飄揚) 새롭게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통계에서 재산이 1000억 위안(약 16조 7710억원)이 넘는 기업가는 작년 보다 7명 증가한 19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상위 10위 진입 문턱은 작년 보다 100억 위안(약 1조6778억원)오른 1200억 위안(약 20조원)으로 나타났다.
부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는 베이징(北京), 선전(深圳), 상하이(上海), 항저우(杭州), 광저우(廣州)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상하이, 선전, 광저우 지역 부호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업종별 비중을 살펴보면 제조업, 부동산, IT, 금융투자, 제약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만한 변화는 주요 다섯 개 업종 가운데 IT만 유일하게 비중이 증가다는 점이다. IT 기업의 비중은 2018년 10.3%에서 올해에는 1.4% 오른 11.7%를 기록하며 작년 4위였던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유니콘 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부호 순위에는 52인의 유니콘 기업 대표가 이름을 올렸는데 상탕커지(商湯科技), DJI, 비터다루(比特大陸, 비트메인), 유커공창(優客工場)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블록체인, 공유경제 부문의 약진이 돋보였다.
가장 많은 창업자를 배출한 학교는 저장(浙江)대학으로 39명이 이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칭화(清華), 런민(人民), 푸단(復旦)대학이 뒤를 이었다.
중국 부호들 가운데 가장 많은 성씨는 리(李, 이) 씨로 6.9%, 가장 많은 띠는 토끼띠(12.4%)로 집계됐다.
ch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