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원작의 메시지와 화두는 그대로 가져오되 조금 더 밝고 희망적으로 맺었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도영과 배우 정유미, 공유가 참석해 작품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공유(오른쪽)가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4 pangbin@newspim.com |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출간 이후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김 감독은 “원작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어떻게 연출할까 고민이 많았다. 제가 합류했을 때는 이미 초고가 있는 상태였다. 초고에서 사회적 의제들, 원작이 이야기하는 바를 더 집요하게 넣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은 자신의 말을 잃어버린 여자가 자신의 말을 찾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엔 지영이 아무 말 없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빌려 말하지만, 마지막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그런 방향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자의 반응도 공개했다. 김 감독은 “조남주 작가가 첫 관객이었다. 영화를 보고 ‘소설보다 한발 더 나아간 거 같다, 선물을 받은 거 같다’는 문자를 보내줬다. 굉장히 안도했고 너무나 기뻤다. 관객의 마음에도 가서 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정유미는 타이틀롤 지영을 맡았다. 결혼과 출산 후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자신도 몰랐던 모습과 아픔을 알아가는 현실적인 캐릭터다.
정유미는 “저도 30대 여자지만, 지영과 같은 삶을 살아보진 않았다. 그래서 공감보다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냄으로써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소설에 구체적으로 묘사된 걸 읽거나 감독님께 여쭤봤다”고 떠올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정유미가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0.14 pangbin@newspim.com |
공유는 지영의 남편 대현을 연기했다. 아내를 걱정하며 지켜보는 인물이다. 공유는 “저도 평범함이 많은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힘들 수도 있지만 대현 역시 굉장히 현실적인, 바닥에 발이 닿은 캐릭터라서 좋았다. 그래서 특별한 준비를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를 둘러싼 여러 잡음에 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영화 제작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페미니즘, 역차별 논란이 일고있다.
정유미는 “다양한 반응에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오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진짜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은 (영화 출연이 아니라)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읽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마음으로 달려왔다”고 회상했다.
공유 역시 “처음 시나리오 접했을 때 우선적으로 든 생각은 가족이었다. 개봉을 앞두고 최근에 또 생각을 해봤다. 전 이 시나리오 읽고 제가 위로받았다. 그래서 했더라. 크게 (논란은)생각 안했다. 캐스팅되고 제작되는 게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원작에서는 씁쓸한 현실을 보게 되는데 영화는 그렇지 않다”며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에게 ‘괜찮다, 더 좋아질 거다’란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지영이 어머니보다는 지영이가, 지영이보다는 지영의 딸 아영이가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만든 영화”라고 덧붙였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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