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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3법] ⑬'넷플릭스'처럼 진화하는 글로벌 금융사…한국은 갈라파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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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활용 장벽 낮춘 글로벌…맞춤형 금융 서비스로 성장
국내는 정보보호 규제로 '브레이크'…"신사업 물거품" 우려

[편집자]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무장한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누르며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를 알린 지 3년 반이 지났습니다. 알파고 쇼크에 우리 기업과 대학은 앞다퉈 인공지능 투자를 선언했지요. 하지만 국내 법체계는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법 규제에 막혀 야심차게 닻을 올린 인공지능 연구가 속속 중단되고, 인재는 해외로 떠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데이터 3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법안이 1년 째 국회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이 답답한 현실을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30회 이상 '빅시리즈'로 꼼꼼하게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 2011년 글로벌 핀테크기업 '렌도'(Lenddo)는 데이터를 앞세워 금융시장에 파고들었다. 고객의 금융 정보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인성검사결과 등으로 신용도를 평가하고, 대출을 해준다. SNS에 "차 사고가 났다", "직장생활이 힘들다"라는 글을 올리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미국, 호주, 인도, 태국 등 20여개국에 진출한 렌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머신러닝으로 분석한 260억개 데이터다.

# 2017년 '이노렌딩랩'은 렌도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국내 중금리 대출 시장의 '메기'를 노렸다. KB국민카드를 비롯해 SCI평가정보, 한국정보통신 등에게 출자를 받을 만큼 금융권과 IT업계의 기대를 샀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막혀 결국 사업을 접었다. 비금융사가 금융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용평가를 실행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지=Lenddo 홈페이지]

대조적인 두 장면 뒤에는 데이터 활용을 허용하는 제도의 차이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해외 주요국에선 개인정보 활용 장벽을 낮춰 금융시장 곳곳에서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에 따라 금융사는 1: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처럼 진화 중이다. 반면 국내는 꽉 막힌 데이터 3법 개정안만 바라보며 뒤쳐지고 있다.

해외 금융사들은 금융정보뿐 아니라 자동차 운행 기록, 위치 정보, SNS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먹고 마시고 자는 데이터가 곧 금융'이 되는 셈이다. 신규 금융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리스크 관리 고도화까지 쓰이는 영역도 다양하다.

미국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는 보험료 산정에 자동차 운행 정보를 활용한다. 운전 시간이 길지 않고, 급제동 횟수가 적으면 사고 날 위험이 적다고 보고 보험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소비자는 안전운전으로 보험료를 할인받고, 보험사는 손해율을 낮추는 '윈윈'(win-win) 구조다.

은행들은 한 걸음 더 나갔다. 통신요금, 쇼핑내역 등을 분석해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적기에 추천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 최대 은행인 빌바오비스카야(BBVA)는 고객의 거래내역을 분석해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 자금 이체나 신용 대출을 제안한다. 알아서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주는 넷플릭스처럼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오영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의 행동 예측 모델을 정교화해 1:1 마케팅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재정을 관리하거나 제휴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 관계를 강화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정보법 개정 전후 변화 [이미지=금융위원회]

반면 국내 금융권의 데이터 활용은 걸음마 단계다. 2014년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트라우마에 갇혀 데이터 활용에 소극적이다. 데이터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유통 생태계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고립의 섬' 갈라파고스를 떠올리게 한다.

은행권은 최근 금융이력 부족자 대출심사에 통신정보를 활용해 비금융정보 영역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보폭은 여전히 좁다. 외부업체와 개별적으로 제휴해 사전동의를 받은 데이터만 공유하고, 신용도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도 소극적이긴 마찬가지다. 현행법상 부수업무로 빅데이터 분석업무를 할 수 있지만, 데이터 활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일부 데이터 기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규제 불확실성으로 서비스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돈이 흘러가지 않는 곳은 없지만 금융권의 데이터 활용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디지털 금융은 시장 변화에 맞춰 빠르게 달려야 하는데 보안이나 고객정보 보호 규제로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우려했다.

스타트업들의 시름은 더 깊다.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하루가 급한 스타트업계는 속만 태우고 있다. 토스나 뱅크샐러드 같은 핀테크 업체들은 여전히 개별 금융사에 고객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일일이 접속해 내력을 긁어오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인 보맵의 류준우 대표는 "법제화가 늦어지면서 준비한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통과가 되지 않으면 그 동안 쏟았던 시간,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금융분야 빅데이터 거래소 [이미지=금융위원회]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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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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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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