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묵 "미사일은 조의문과 별개, 한미 동시 압박용"
"美 새로운 셈법과 한국 민족공조 요구 강경한 모습"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지난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고(故)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조의를 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루가 31일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쏘아올렸다. 북한이 이달 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후 약 한 달 여만이다. 올해 들어 12번째 도발이기도 하다.
북한이 전날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터라 청와대도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사진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이 강원도 원산일대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사진=노동신문]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전달하고,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조의문 형식의 편지를 통해 문 대통령을 위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단됐던 남북관계에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섞인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센터장의 분석은 다소 달랐다. 북한이 조의문과 미사일 발사를 별개로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 센터장은 "조의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미사일과는 별개의 것일 수 있다"며 "미사일은 그 전부터 준비됐을 것으로 이는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한 용도"라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미국에는 새로운 셈법을, 남측에는 민족 공조를 요구한 바 있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북한이 이렇게 나설 수 있다는 강경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또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고, 이것은 한국 역시 마찬가지로 금강산 관광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했는데 회담만 하자고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다소 강한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앞서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NAM) 회의 연설에서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면서 미국에는 체제 안전보장과 대북제제 철회를 위한 새로운 셈법을, 남한에는 민족 공조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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