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은행을 비이자이익 일제히 감소…씨티만 15% 증가
씨티, WM 강화 속 펀드판매 '나홀로 성장'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올해 3분기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시장 불확실성 증대 속에 주요 은행 비이자이익이 뒷걸음쳤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만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금융권에선 자산관리(WM) 사업에 집중해온 한국씨티은행이 DLF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 CI = 한국씨티은행 ]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지난 3분기 비이자이익은 69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9%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20.8% 늘었다. 비이자이익이 늘면서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늘고 투자·보험상품 판매 수수료, 신탁보수 증가 등 주력 사업이 전반적인 호조를 나타냈다"며 "글로벌 은행으로서 해외투자상품이 다양해 실적이 잘 나온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반면 여타 국내 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이 일제히 줄었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13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6.3% 감소했다.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도 7.5% 줄어든 494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약세로 WM 부문이 고전했다는 설명이다.
비이자이익이 감소 배경에는 DLF 원금 손실 사태와 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꼽힌다. DLF 사태 중심에 있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사태 수습에 집중하면서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구사하지 못한 가운데 투자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DLF 사태 이후 은행권에선 펀드 판매가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말 기준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20조8214억원으로 6월 말 21조9499억원보다 5.1%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씨티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118억원으로 76.1% 늘었다.
은행권에선 한국씨티은행이 DLF 악재로 반시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해당 상품을 팔지 않아 상대적으로 이슈에서 자유로웠던 데다 외국계 은행의 강점인 WM 사업 능력이 부각됐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수년간 영엄점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낮은 대출을 줄이는 대신 WM센터와 신탁자산을 늘려왔다. 또 WM 영업인력을 50% 이상 확대해 PB 1인당 적절한 수의 고객을 전담하게 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집중했다. 시장 리서치의 경우 씨티그룹 차원의 글로벌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상대적으로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영업 전략을 펴왔고 글로벌한 네트워크나 리서치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며 "해외 운용사의 상품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고객들의 상품 이해도가 높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