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1위 수성...신한·우리 '해외 수익비중' 10% 안착
누적순이익 KB > 하나 > 우리 > 농협 순...내년 실적 불안감 커져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5대 금융지주가 올 1~3분기에도 107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실적을 또 한번 경신했다. 특히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순이익의 10% 이상을 글로벌 부문에서 거두면서, 안정적인 글로벌 수익비중을 시현해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농협)의 올 1~3분기 순이익은 107조72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늘었다. 순이익 1위는 신한금융(2조8960억원)이 차지했고, KB금융(2조7771억원), 하나금융(2조404억원), 우리금융(1조6657억원), 농협금융(1조3937억원) 순이다.
신한금융은 올 1~3분기 KB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를 더 벌렸다. 비은행 부문 중심의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신한금융의 올 1~3분기 비이자이익은 2조58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3% 급증했다. 은행, 금융투자, 신용카드, 신한생명 등이 협업하는 글로벌 부문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 전체 순이익에서 글로벌 부문 비중도 10.1%(2921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약 1%포인트 늘었다.
KB금융은 이자이익이 실적을 이끌었다. KB금융의 올 1~3분기 이자이익(6조86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1조7165억원)은 1.8% 감소했다. 비이자이익 악화는 주식시장 부진, 금융상품 판매 위축에 따른 것이다.
이자이익이 전체 순이익 증가를 이끈 것은 하나금융도 마찬가지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선전 덕에 이자이익(4조3454억원)이 4.2% 늘어난 반면, 비이자이익(1조6699억원)은 2.3% 줄었다.
우리금융은 이자이익(4조4170억원)이 5.2%, 비이자이익(8530억원)이 4.5% 늘면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신한금융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부문 성과다. 우리금융의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1년 새 22.2% 급증해 178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에 이어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비중은 지속 증가할 것이란 게 안팎의 기대다.
반면 금융지주들의 호실적이 내년에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기준금리가 올해 두 차례 인하됐고, 내년 또 한차례 인하가 예고됨에 따라 은행이 벌어들이는 이자이익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KB금융의 NIM(순이자마진)은 전년보다 1~4bp 하락하고, 내년은 5~9bp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류승헌 신한금융 부사장도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도 성장은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다"며 "마진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해외시장 등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신한금융, 우리금융이 두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상황, 저금리 시대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에 의존한 금융그룹 실적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선 국내보다 해외시장 수익비중을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이 절실해질 것"이라고 전해왔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