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개봉 6일 만에 무려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겨울왕국2'가 매일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하지만 관객수가 증가할수록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을 제재해야 한다는 국내 영화인들의 목소리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겨울왕국2'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2019.11.27 jjy333jjy@newspim.com |
국내 영화계의 반발은 '겨울왕국2'가 개봉하기 무섭게 시작됐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반독과점영대위)는 '겨울왕국2' 개봉 하루 뒤인 지난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하루빨리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을 개정하라"고 호소했다.
신작 '블랙머니'를 극장에 걸어둔 정지영 감독 역시 ''겨울왕국2' 개봉 후 '블랙머니' 좌석수가 97만석에서 37만석으로 줄었다. '겨울왕국2'는 어린이, 부모가 모두 좋아하는 영화인데 꼭 스크린을 독과점하면서 단기간 매출을 올려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의 주장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봉일인 21일부터 26일까지 '겨울왕국2'의 평균 상영 점유율은 66.4%(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일요일인 25일에는 무려 73.9%로 집계됐다. 상영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날 '겨울왕국2'는 2648개의 스크린에서 1만6012회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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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를 보는 극장, 관객의 해석은 다르다. 높은 상영 점유율과 스크린수는 수요에 따른 공급이란 거다. 되레 '겨울왕국2'의 개봉으로 관객 유입이 증가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겨울왕국2' 개봉 전 주말(11월 15~17일) 182만3715명이던 전체 관객수는 '겨울왕국2' 개봉 후 주말(11월 22~24일) 445만3686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관계자는 "예매율과 객석율이 높은 영화의 관이 많이 열릴 수밖에 없다"며 "스크린은 언제나 고객의 선호도를 반영해 편성된다. 영진위 통합전산망만 봐도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알 수 있다. '겨울왕국2'의 예매율이 높을 때는 90%를 웃돈다. 10명 중 9명이 보겠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무작정 관을 여는 게 해결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독과점영대위가 필요성을 강조한 '영비법' 개정 중 하나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프라임 시간대(오후 1시∼밤 11시)에 전체 영화 상영 횟수 5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게 골자다.
이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었고 변화를 인지해야 한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SNS 등을 통해 영화 감상평들이 시시각각 공유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이 보고 싶은 영화가 명확하게 정해진다. 영화가 걸려있다고 해서 보고 싶지 않은 작품에 자신의 시간과 돈을 쓰지는 않는다"며 "고객의 니즈를 무시하고 법으로 제재하는 게 영화 산업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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